격파는 힘들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과연 14년전의 빛나는 결과처럼 다시 웃을 수 있을까?
한국과 브라질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8위인 한국과 8위인 브라질의 수준차는 이미 예상된다. 그러나 14년전 김도훈이 터트렸던 결승골처럼 짜릿한 순간을 만들어 내며 부담스런 상황을 돌파하는 것이 이번 경기의 가장 주된 목표 중 하나다.
그동안 한국은 브라질을 4차례 만나 1승3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승리는 1999년 3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것이다. 이번에도 한국의 우세를 점치기는 힘들다.

당시 브라질은 정예멤버였다. 호나우두가 빠지기는 했지만 히바우두, 주니뉴, 제 호베르투, 콘세이상 등 주력 선수들이 거의 나섰다. 한국의 완패가 예상됐지만 경기는 치열했다. 당시 경기에 나섰던 홍명보 감독은 결승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홍 감독이 최성용에게 전지팬스를 연결했고 이를 최어용이 오른발로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도훈에게 연결했다. 김도훈은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 1-0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한국은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슈팅수가 같았을 정도로 치열한 경기였다. 1988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잠실 주경기장은 팬들의 환호성이 크게 울려퍼졌다.
승리했던 경기와 함께 브라질과 한국의 모든 경기에 참가한 홍명보 감독은 경기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고 경기에 임하겠다는 말이다.
상대의 공격이 좋기 때문에 뒤로 물러서서 지키는 축구를 하는 것 보다 적극적으로 수비를 펼치면서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 홍 감독의 의지다. 이유는 간단하다. 브라질 본선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성적을 위해 경기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내년 월드컵에 초첨을 맞추겠다는 의지다.
14년전 경기서도 한국은 물러서지 않았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승리를 예상하지 못하더라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브라질 월드컵 가는 길은 분명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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