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1, 삼성)은 프로 데뷔 후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데뷔 첫해부터 사자 군단의 특급 소방수로 활약하며 정상 등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그가 없었다면 삼성의 네 차례 우승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오승환은 "목표는 하나다. 한국시리즈가 끝날때까지 조금 더 긴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달성한 뒤 "개인적으로는 정규시즌 우승이 한국시리즈 우승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정규시즌 우승의 의미가 옅어지는 아쉬움을 내비친 것.

오승환 또한 마찬가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면 정규시즌 1위가 잊혀지는 게 아쉽다"면서도 "정규 시즌의 우승은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오승환은 올 시즌 48차례 마운드에 올라 4승 1패 28세이브(평균자책점 1.74)를 거뒀다. 그리고 두 차례 블론 세이브를 범했다. 오승환은 정규 시즌을 되돌아보며 "세이브 수치와는 별개로 올 시즌 블론 세이브를 2차례 범했는데 동점 상황에 등판해 실점한 적도 있고 실점 후 타자들의 도움 속에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다. 세이브 횟수보다 그러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3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던 오승환은 올해 들어 4차례 홈런을 허용했다. '난공불락' 오승환이 홈런을 허용할때마다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게 사실. 정작 그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투수들이 타자들을 삼진과 범타로 잡기 위해 노력하듯 타자들도 안타와 홈런을 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그리고 피홈런은 누구나 허용할 수 있다. 다만 팀 승리에 영향을 미친다면 타격이 크다".

그리고 오승환은 "LG, 넥센, 두산 등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든 우리가 준비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나 뿐만 아니라 삼성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욱의 이적과 권오준의 수술 속에 삼성 필승조의 위력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올 시즌 팀 평균 자책점 1위를 수성하는 데 실패했지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오승환은 "팀 평균 자책점 1위를 놓쳐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나 뿐만 아니라 팀 후배들도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해 필승조 후배들이 시즌을 되돌아보면 많은 걸 배웠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팀 동료가 승계 주자를 놓고 내려왔을때 막아주면 팀 평균자책점이 낮아지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뜻대로 안된 부분도 있으니 잘 알게 됐을 것"이라며 "이제 배우는 과정이다. 올 시즌 좋지 않았던 선수들이 내년 또는 내후년이 되면 필승조의 주축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 팀이 더욱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승환은 오른손을 펼쳐 보이며 "지금껏 네 차례 우승했었는데 남은 손가락에도 우승 반지를 끼우는 게 목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껏 열심히 달려왔다. 반드시 5개를 채우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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