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25, LA 다저스)가 다시 팀의 운명을 짊어졌다. 커쇼가 무너지면 LA 다저스도 같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LA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3회 벨트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첫 판을 내줬다. 상대에게 1차전을 내준 것도 내준 것이지만 필승 카드 하나를 소진시키면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다저스는 잭 그레인키를 냈지만 조 켈리를 앞세워 1승을 거둔 세인트루이스가 더 좋은 장사를 한 셈이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가 3차전에 대기하고 있다. 물론 웨인라이트가 반드시 승리를 따내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승리 확률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다저스로서는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팀의 운명이 달린 한 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책을 다시 커쇼가 짊어진다.

2차전 선발로 내정된 커쇼는 애틀랜타 브레이스브와의 디비전시리즈 2경기에 나서 역투를 펼쳤다. 1차전에서는 7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는 역투 끝에 승리투수가 됐다. 팀이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선 4차전에서는 3일 휴식 후 나서 다시 6이닝을 책임지며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3일 휴식 후 4차전에 나섰기에 4일을 쉬고 등판하는 것은 그렇게 넉넉한 휴식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포스트시즌이 주는 중압감까지 생각하면 커쇼로서는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커쇼는 “감독이 나가라고 할 때는 나간다”라면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심지어 불펜에서 던지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다며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이 커쇼에게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승리다. 물론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원정에서 경기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 세인트루이스 타선의 집중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상대 선발로 예고된 마이클 와카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와카로서는 져도 손해를 볼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던질 경우 오히려 궁지에 몰리는 것은 다저스가 될 수도 있다. 커쇼 또한 통산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4승5패 평균자책점 3.75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예민한 집중력을 유지한 커쇼는 현 시점에서 리그 최고의 투수라고 할 만하다. 다저스로서는 확실한 1승 카드다. 만약 커쇼가 부시스타디움에서 무너질 경우 시리즈 전체 구상이 꼬일 수밖에 없다. 3차전 웨인라이트를 생각하면 말 그대로 벼랑에 한걸음 다가선다. 그레인키, 커쇼가 짧은 휴식 후 다시 나서야 하는 원치 않는 시나리오를 다시 만지작거릴 수도 있다. 커쇼가 다시 한 번 역투를 펼치며 팀을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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