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 새로운 득점기계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부산 KT의 앤서니 리차드슨(30)이다.
KT는 12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스에 83-65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9위에 그쳤던 KT는 시즌 첫 경기서 승리하며 상쾌한 출발을 했다.
경기 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리처드슨이었다. 그는 가중 중요한 4쿼터에 점을 몰아 넣는 등 총 33점, 3점슛 4개를 폭발시켰다. KT와 연습경기를 치러본 구단들은 이구동성으로 리처드슨을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이날 리처드슨은 자신의 득점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후 리처드슨은 가족을 모두 대동하게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그는 “기분 좋다. 모든 선수들이 잘해서 이겼다”며 크게 기뻐하지도 않았다.
플로리다 주립대를 졸업한 리처드슨은 일본, 독일, D리그 등지에서 활약한 베테랑이다. 외국에서는 스몰포워드를 맡았다. 한국에 와서 팀 사정상 골밑을 보게 됐지만 폭발적인 득점본능은 숨길 수 없었다. 이날도 그는 후반에만 22점을 폭발시켰다. 리처드슨은 “슛감이 좋았다. 언제나 후반에 에너지를 쏟고 자신감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리처드슨은 볼핸들링과 외곽슈팅이 탁월했다. 포인트가드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드리블이 안정적이었다. 리온 윌리엄스는 전형적인 빅맨이다. 윌리엄스와 매치되자 리처드슨은 외곽으로 끌고 나와 1:1 개인기로 척척 득점을 올렸다. 최진수가 도움수비로 몇 번 블록하기도 했지만 리처드슨을 원천봉쇄하기는 불가능했다.
추일승 감독은 “리처드슨과 처음 붙어봤는데 좋은 선수다. 다음 경기부터 대처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리처드슨은 “득점왕에 관심 없다. 경기에 이기는 것이 목표다. 다른 선수들을 도와서 플레이오프에 가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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