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일) 승리도 행복했는데 오늘은 정말 가장 행복한 하루인 것 같아요”.
2013 준플레이오프가 낳은 깜짝 스타다. 두산 베어스 포수 유망주 최재훈(24)이 팀의 리버스 스윕 가능성을 높이는 공수 활약으로 박빙 승리를 이끌었다.
최재훈은 12일 잠실에서 벌어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 이재우-데릭 핸킨스-더스틴 니퍼트의 호투를 끝까지 이끈 동시에 6회 앤디 밴 헤켄으로부터 역전 결승 투런을 때려내며 2-1 박빙 승리를 이끌었다. 최재훈의 활약 덕택에 두산은 시리즈를 2승2패로 맞추며 14일 최종 5차전으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었다.

경기 후 최재훈은 “기분 완전 좋지요"라며 웃은 뒤 "밴헤켄을 상대로 땅볼 밖에 못쳤었다. 타석 전 타격코치께서 타이밍에 맞춰 앞에서 직구보고 돌리라는 주문을 하셨다. 초구가 체인지업이라 다음은 직구겠다 싶어 직구를 노렸고 가운데로 왔는데 잘 맞았다"라고 밝혔다.
6회초 2사 1,3루 위기에서 바뀐 투수 데릭 핸킨스를 리드해 강정호의 삼진을 이끈 최재훈은 "정호형이 직구 노리고 갈 것이라 생각했다. 초구 슬라이더, 2구 몸쪽 공에 반응을 하지 않길래 3구 째 좀 더 깊숙이 과감하게 들어갔는데 적중했다"라고 당시를 복기했다.
11일 14회 연장에 대한 체력적 부담이나 심리적인 부분을 묻자 "지난해에는 벤치에서 보기만 했다. 그런데 그라운드에 나가니 너무 긴장되었다. 가슴을 얼마나 쳤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3차전 14회까지 했는데도 지치지 않아 '난 아직 젊더라' 싶었다. 이번 경기 시작 전에도 너무 떨렸다. 뛰지 말라고 가슴을 쳤다"라며 긴장을 호소한 뒤 "심장이 멈출까봐 살살 쳤어요"라고 웃었다.
"2차전은 멋도 모르고 했는데 3,4차전을 하다보니 넥센 선수들의 스타일이 보이는 것 같았다. 파워가 있는 타자들이 많고 직구에 과감히 방망이를 돌리는 데 힘이 들어가 플라이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공을 빼기보다 과감하게 리드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
1회 불안했던 선발 이재우가 이후 안정을 찾은 데 대해 "초반 재우형이 안타를 맞고 넥센 주자들이 초구부터 계속 뛰었다. 그래서 재우형에게 내가 주자를 잡을 테니 자신있게 던직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우형이 힘이 생긴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날 데일리 MVP로 선정된 최재훈은 "오늘은 제일 행복한 하루다. 어제도 행복했지만 오늘이 더 행복하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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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