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청자들을 설레게 해도 되는 걸까?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도 아닌 ‘무한도전’의 가요제 파트너 개그맨 정형돈과 빅뱅 지드래곤이 이성 커플도 보여주지 못한 ‘밀당’과 ‘케미스트리’로 시청자들을 혼란과 웃음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지드래곤과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정형돈과 그의 동료 데프콘이 한창 작업 중인 작업실을 방문했다.
이날 정형돈은 지드래곤의 방문에도 허세를 부리며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곧 함께 밥을 먹으며 지쳐 보이는 지드래곤에게 “너 어째 좀 힘든 거 같다?"라고 관심을 표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점점 힘들어 진다"라고 연약한 모습을 보였고 정형돈은 이내 "그래? 난 네가 점점 맘에 들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잘 먹는 모습과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해 지드래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가요제 초반 파트너 선정 때부터 선보였던 ‘밀당’ 기술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막무가내인 정형돈의 모습에 웃기만 했던 지드래곤은 함께 만들 곡에 대해 여러 가지 엉뚱한 의견을 피력하는 정형돈에게 "형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겠다. 형이 좋으니까"라고 말해 그를 당황하게 했다. 정형돈은 "순간 이 설렘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얼굴을 붉혔고, "사람 가지고 장난치는 것 아니다"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이어 두 사람은 정형돈의 ‘그라운드’인 동묘의 한 다방에서 만남을 가졌다.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있는 지드래곤을 보며 정형돈은 “왜 그걸 적고있어? 이상하게”라고 물으며 쑥스러워했다. 알고 보니 지드래곤은 정형돈의 이름인 ‘도니’를 영어로 그리고 있었고, “손이 심심했다”라고 변명했다.
부끄러워하던 정형돈은 “너는 보통 한 번 줄 때 마음을 다 주느냐”며 “마음이 진짠지 가짜인지 모르겠다. 심장 뛰니까”라고 말했다. 그의 질문에 지드래곤은 “진짜다”라고 확인해주며 사랑의 화살을 쐈고 정형돈은 "하지마앙"이라며 애교를 보였다. 이어 정형돈은 다시 “그러면 왜 연락을 한 번도 먼저 안 하느냐”라고 질문했고, 지드래곤은 “계속 외국에 있다 왔다”라고 해명했다.
두사람의 대화는 계속됐다. 정형돈은 “너는 문자에 왜 이모티콘이 없느냐. 나는 웃는 거, 물결표시, 뽕을 하는데 너는 '넵', '굿밤'밖에 없다”라고 불평했고 “네가 흔들어 놓고…앞으로는 문자를 길게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좀 더 적극적인 애정표현을 요구했다.
지드래곤과 정형돈의 완벽한 하모니는 동묘 뒷골목에서 펼쳐진 '삐딱하게' 뮤직비디오 패러디에서 절정을 맞이했다. 지드래곤은 정형돈이 골라주는 옷을 군말없이 입은 채, 런던에서 촬영했던 '삐딱하게'의 오리지널 버전 못지 않은 명연기를 선보였고 정형돈은 그런 지드래곤과 동묘 시장을 활보하며 즐거워했다.
'우리 결혼했어요'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 지드래곤-정형돈 커플. 이들의 완벽한 하모니가 노래에는 어떻게 반영될 지 기대감이 크다.
한편 이날 '무한도전'은 현재 준비중인 '2013무도가요제' 두번째 이야기로 꾸며졌다. '2013무도가요제'에는 유희열, 보아, 지드래곤, 장미여관, 프라이머리, 김C, 장기하와얼굴들 등 7명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여느 때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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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