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4, 선덜랜드)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하지만 실력은 진짜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최다우승팀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역대 브라질과의 전적에서 1승 4패로 열세를 보이게 됐다.
4-2-3-1 전술을 내세운 홍명보 감독은 지동원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특이한 것은 구자철과 김보경의 활용이었다. 김보경이 좌측날개를 맡고 구자철이 중앙에서 지동원의 뒤를 받쳤다. 오른쪽 날개로는 붙박이 이청용이 출전했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은 선발에서 제외됐다.

기성용은 한국영과 호흡을 맞춰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다. 지난 3월 26일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전 이후 7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 것. 수비는 김진수, 김영권, 홍정호, 이용이 맡았다. 수문장은 경험 많은 정성룡이 출전했다.
경기 전 스크린에 선발선수 명단이 공개됐다. 기성용의 얼굴이 등장하자 관중석에서 야유와 함성이 반반 섞인 묘한 반응이 나왔다. 기성용이 공을 다투다 넘어지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기성용의 사과에도 최강희 전 국가대표 감독을 비난한 ‘SNS 파문’의 앙금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던 것. 기성용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수밖에 없었다.
기성용은 전반 2분 만에 빠른 돌파에 이어 한국의 첫 번째 슈팅을 날렸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기선제압에 충분한 효과가 있는 슛이었다. 기성용은 몸을 사리지 않고 몸싸움에 적극 가담했다. 전반 16분 네이마르의 공격을 저지하던 기성용은 그와 몸이 엉켜 넘어져 옐로카드를 지적받았다.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도 충실했다. 기성용은 전방의 구자철에게 기회가 오자 지체 없이 공을 넘겼다. 브라질의 세계적 중앙수비수 단테(30, 바이에른 뮌헨, 188cm)와 다비드 루이스(26, 첼시, 185cm)는 모두 장신이다. 이들과 맞서기 위해 187cm의 기성용의 필요했다. 또 세트피스상황에서 기성용은 대표팀의 키커를 도맡았다.
후반 28분 기성용은 절묘한 개인기로 브라질 선수 두 명을 제치고 최전방에 공을 연결했다. 6만여 관중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기성용의 뛰어난 플레이는 박수를 받을 만했다. 브라질전을 통해 적어도 기성용의 플레이가 대표팀에 필요하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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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