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입장권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브라질이 축구의 진수를 선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최다우승팀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네이마르의 결승 프리킥 골로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역대 브라질과의 전적에스 1승 4패로 열세를 보이게 됐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온통 붉은 물결로 물들었다. 6만 5308명의 관심이 입장해 한국에서 열린 역대 A매치 최다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관중들이 함성을 지를 때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 울렸다.

그런데 관중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심정적으로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는 것이 당연했다. 다만 브라질이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어떻게 저렇게 축구를 할 수 있냐?’는 감탄이었다. 브라질 선수들은 길게 공을 끌지 않았다. 특히 문전에서 대부분의 패스를 원터치로 처리했다. 반 박자 빠른 브라질의 패스와 슈팅에 한국은 대응하기가 매우 껄끄러웠다.
전반 14분 헐크는 조와 절묘한 2:1 월패스를 주고받으며 문전으로 침투했다. 마치 농구처럼 마음대로 공을 컨트롤하는 모습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위기는 넘겼지만 한 골이나 다름없는 축구의 진수였다.

응원분위기는 전반 40분 이청용이 네이마르에게 거친 파울을 범하면서 일방적으로 한국 쪽으로 넘어갔다. 흥분한 다니 알베스는 이청용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이에 관중석에서 “대~한민국”이 울려 퍼졌다.
한국은 전반전 막판 5분 간 네이마르와 오스카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2-0으로 끌려갔다. 승패에 마음을 비운 관중들은 후반 교체투입된 손흥민이 한 골을 터트려주길 바라며 “골”을 연호했다. 하지만 고대하던 한국의 추격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비록 졌지만 팬들은 축구의 진수를 만끽했다는 즐거움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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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