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한국영, 홍명보호 새 중원 조합으로 떠올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0.13 07: 04

기성용(24, 선덜랜드)과 한국영(23, 쇼난 벨마레)이 홍명보호의 새 중원 조합으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서 0-2로 패배했다. 전반 44분 네이마르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4분 오스카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패배 속 유일한 위안은 기성용과 한국영이 형성한 허리진이었다. '패스마스터' 기성용과 '갈고리' 한국영의 조합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초호화 군단 브라질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보였다.

둘은 이날 A대표팀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 기성용은 중원사령관으로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도맡았다. 공격 작업엔 항상 기성용의 패스가 시발점이 됐다. 한국영은 조금 뒤에 처져 1차 저지선 임무에 충실했다. 날카로운 태클은 여지 없이 상대의 공을 탈취했다.
칭찬이 줄을 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서 "기성용과 한국영은 이번에 처음 발을 맞췄는데 기간에 비해 충분히 잘해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박문성 SBS ESPN 해설위원도 전반전을 관전한 뒤 "기성용과 한국영의 호흡이 좋았다. 기성용은 경기 조율과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잘했고, 한국영은 정말 많이 뛰었다. 월드컵 본선을 생각했을 때 경쟁력 있는 조합"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기성용은 SNS 파문으로 한동안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브라질전은 지난 3월 26일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201일 만의 A대표팀 복귀전이었다. 그간 백업 멤버로 활약했던 한국영도 가장 강력한 상대와 경기서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홍명보호의 '주장' 하대성은 이번 브라질-말리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홍 감독의 배려였다. 휴식이 필요했다. 이명주와 박종우도 K리그 경기를 치른 터라 체력과 컨디션에 문제가 있었다. 기성용과 한국영은 뜻하지 않게 호흡을 맞췄다. 낯설 법도 했다. 게다 상대는 세계 최강 브라질이었다. 하지만 꽤나 인상적이었다. 시쳇말로 궁합이 잘 맞았다. 수세 시 기성용과 한국영의 거친 플레이는 브라질 공격의 맥을 자주 끊었다. 균형이 잘 맞았다. 기성용의 전진 패스는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둘은 이날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속단하긴 이르다. 하대성 박종우 이명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선 기성용-박종우 조합을, 최근 A대표팀에선 하대성-이명주 조합을 중용했다. 홍 감독은 "어떤 선수들이 잘 맞을까 항상 조합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박종우와 이명주가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있어 기성용과 한국영이 호흡을 맞췄다"고 이날 선발 배경을 밝혔다.
기성용-한국영 조합의 활약으로 홍 감독의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홍명보호는 오는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아프리카의 말리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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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위)-한국영 / 서울월드컵경기장=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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