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두산의 2013 준플레이오프가 투수전 양상을 띄며 빈타 시리즈가 되고 있다. 두 팀 모두 페넌트레이스에서 화끈한 공격을 자랑한 팀들이기에 다소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1~4차전에서 두 팀은 나란히 11득점씩 올렸다. 경기당 평균 2.75점으로 3점도 되지 않는다. 넥센은 1차전 4점, 두산은 2차전 4점이 최다득점으로 두 팀 모두 5득점 이상 올리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41이닝 11실점(10자책)으로 평균자책점 2.20, 넥센은 40이닝 1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중이다. 기록만 보면 명백한 투수전. 하지만 내용을 보면 압도적인 수준이 아닌데도 방망이가 쉽게 터지지 않았다.
정규시즌 팀 타율(.289)·출루율(.370)·장타율(.420)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5.46점을 올린 두산 타선이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크게 침묵하고 있다. 4경기에서 두산 타선은 133타수 29안타로 팀 타율이 2할1푼8리에 불과하다.

넥센도 정규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2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팀타율 4위(.272) 출루율 3위(.358) 장타율 3위(.409)로 경기당 평균 5.13점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는 홈런이 2개밖에 없고, 팀 타율도 2할2푼6리에 그치고 있다.
해줘야 할 타자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 탓이 크다. 두산은 김현수가 11타수 1안타 타율 9푼1리로 고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번타자 이종욱과 2~3번타자로 나선 민병헌도 나란히 14타수 1안타 타율 7푼1리로 매우 부진하다. 중심타선 못지않게 부진이 크게 느껴진다.
넥센에서도 중심타자들의 부진이 심각하다. 4번타자 박병호는 4경기에서 홈런·2루타를 하나씩 때렸지만, 14타수 2안타로 타율이 1할4푼3리밖에 되지 않는다. 5~6번 타순을 오가고 있는 강정호도 12타수 1안타 타율 5푼9리 6삼진으로 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도루 실패와 주루사도 득점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넥센은 두산 포수 최재훈에게만 무려 5번이나 도루 저지를 당하는 등 도루자가 6개 된다. 주루사 1개까지 포함하면 주루 플레이에서 아웃카운트 7개를 까먹었다. 두산도 도루 실패 2개, 주루사 6개로 8개의 아웃카운트를 소비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양 팀의 빈타와 주루 실패는 준플레이오프를 좌우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견제를 받지 않는 하위타자들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 것이다. 2차전에서는 김지수가 끝내기 안타를 쳤고, 4차전에서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최재훈의 투런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5차전에도 해줘야 할 선수들이 견제와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한 예상 외 타자들이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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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