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두산, 더 이상 박병호 공포증은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13 07: 01

두산이 박병호 공포증에서 벗어났다. 지나치게 박병호를 의식했던 소극적인 방법에서 탈피해 이제는 과감한 정면승부로 돌파구를 찾았다. 
두산·넥센의 2013 준플레이오프 최대 화두는 넥센 4번타자 박병호였다. 2년 연속 홈런·타점·장타율 1위를 차지한 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다. 특히 지난달 29일 목동 두산전에서 3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두산 마운드에 극한의 공포를 안겼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위기 상황에서는 박병호를 거르겠다"고 했다. 이 같은 두산의 박병호 공포증은 1차전 시작부터 현실이 됐다. 박병호가 1회 첫 타석부터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장쾌하게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예사롭지 않은 출발을 보인 것이다. 

펜스가 짧고 바람이 외야로 부는 목동구장에서 두산은 극도로 움츠렸다. 특히 2차전에서는 홍상삼이 박병호를 고의4구로 거르는 과정에서 포수 양의지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폭투를 던지는 등 연속 폭투로 자멸했다. 박병호를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 스스로 무너지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두산은 2연패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에서 두산은 박병호 공포증에서 벗어났다. 2루타 1개를 맞았을 뿐 2경기에서 9타수 1안타로 묶었다.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4타수 2안타 타율 1할4푼3리 1홈런 1타점에 그치고 있다.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얻었지만 안타를 최소화했다. 
김진욱 감독은 "1~2차전에서 박병호를 너무 많이 의식했다. 앞선 경기에서 박병호와의 승부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9월에는 두산 대 박병호였다. 선수들에게 박병호의 홈런이 강한 이미지로 남아있었고,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리는 바람에 더욱 피하게 됐다. 그래서 '잠실만 오면 보자'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잠실구장에서는 확실히 두산이 주도권을 갖고 박병호와 과감하게 싸웠다. 
김 감독은 박병호의 타격 부진에 대해 "우리가 잘 한 게 아니라 박병호 스스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제는 큰 승부처가 아닌 이상 박병호를 피할 생각이 없다.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다면 승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구장으로 돌아가 치르는 5차전에서도 두산은 박병호와 승부를 할 생각이다. 2차전에서 박병호에 3타수 무안타로 완승한 좌완 유희관이 선봉에 선다. 이제는 박병호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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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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