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불운한' 밴 헤켄, 148구 투혼에도 패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0.13 07: 21

넥센 히어로즈 좌완 앤디 밴 헤켄(34)이 공 한 개에 울었다.
밴 헤켄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등판했다. 지난 9일 2차전에서 92개의 공을 던진 밴 헤켄이지만 4차전 선발 문성현이 흔들리자 넥센 벤 치는 3회 무사 1루에서 밴 헤켄을 과감하게 투입했다.
이틀 쉬고 마운드에 오른 밴 헤켄은 이날 4이닝 3피안타 4탈삼짅 1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충분히 돋보인 호투였으나 힘이 떨어지기 시작한 7회 47구째 높게 몰린 직구 한 개가 문제였다. 밴 헤켄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최재훈에게 역전 결승 투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밴 헤켄은 지난해 넥센에 입단하며 한국 무대에 발을 들인 뒤 한 번도 이틀 쉬고 등판한 적이 없다. 구원 등판 역시 처음이었다. 전날 3차전에서 무려 14회 연장 혈투를 벌인 넥센은 타선 침묵 속에 1점을 지키려 밴 헤켄을 투입했으나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후 "문성현이 일찍 무너지면 끝이기 때문에 뒤를 받쳐줄 투수가 필요했다. 밴 헤켄을 생각했는데 캐치볼을 해본 결과 몸 상태도 괜찮았다. 홈런을 맞은 공은 조금 높았지만 최재훈이 잘 쳤다. 밴 헤켄은 자기 몫을 다했다"고 말했다.
밴 헤켄은 2차전에서도 7회까지 무실점 호투했으나 8회 1점을 내주면서 패전 위기에 처했다. 비록 팀이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타선 지원이 아쉬울 법 했다. 그러나 밴 헤켄은 당시 등판 후 "포스트시즌에서는 나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팀이 이겨야 한다.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밝혔다.
2년차 외국인 밴 헤켄은 조용히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넥센에서 활약하고 있다. 밴 헤켄은 팀에 대해 "젊은 팀이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 팀에서 계속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밴 헤켄이 3일 동안 던진 148개의 공은 결과를 떠나 칭찬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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