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이었다. 홍명보호가 네이마르와 오스카에 또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서 0-2로 패배했다. 전반 44분 네이마르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4분 오스카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잘 싸웠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에 올라 있는 영원한 월드컵 우승후보이자, 지난 7월 월드컵 '디펜딩 챔프' 스페인을 3-0으로 제압하고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한, 그리고 최근 14년간 아시아 국가에 A매치 2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던 브라질이었다.

결과적으로 네이마르와 오스카에게 또 당했다. 1년 2개월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홍명보호는 런던올림픽 준결승전서 브라질을 만났다. A대표팀이 아닌 23세 이하 대표팀이었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무패가도를 달렸던 홍명보호는 내심 사상 첫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을 기대했다.
'삼바 군단' 브라질은 초호화 군단이었다. 네이마르, 헐크, 오스카, 알렉산드레 파투, 마르셀루 등 현 A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소속돼 있었다. 결과는 0-3 참패. 브라질은 은메달, 홍명보호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올림픽 신화의 주역들이 A매치서 해후했다. 런던이 아닌 서울에서 만났다. 네이마르, 헐크, 오스카, 마르셀루 등과 구자철, 기성용, 김보경, 김영권, 정성룡 등이 남다른 재회를 했다.
절치부심했다. '캡틴' 구자철은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투지를 불태웠다. 기성용은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댔고, 김보경은 브라질 수비진을 위협했다. 김영권과 정성룡은 뒷마당을 안정적으로 지켰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브라질은 개인 기량, 조직력, 전술 등 모든 면에서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리오넬 메시의 후계자로 불리며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네이마르와 '제2의 카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첼시의 오스카는 소위 클래스가 달랐다. 올림픽서 각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에 대패를 안겼던 네이마르와 오스카는 이날 1골씩을 터트리며 1년 2개월 전 아픔을 홍명보호에 또 안겼다.
5700만 유로(약 829억 원)의 사나이 네이마르의 활약이 눈부셨다. 한국의 거친 플레이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21살의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수 2~3명을 끌고다니며 홍명보호를 괴롭혔다. 경기장을 찾은 6만 5308명의 관중들도 신들린 듯한 그의 플레이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도 응당 그의 몫이었다.
브라질전 패배는 아쉽지만 여러모로 보약이 됐다. 홍명보호는 오는 15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아프리카의 말리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다.
dolyng@osen.co.kr
네이마르(좌)-오스카 / 서울월드컵경기장=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