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감독의 결정은 '결과론'으로 포장된다. 작전을 걸어 성공하면 명장, 실패하면 비난을 받는다. 그래서 감독들이 자신의 결정을 옹호하기 위해 들고나오는 말이 바로 결과론이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다저스의 패착은 8회 무사 1루에서 아드리안 곤살레스 대신 대주자 디 고든을 넣은 것이었다. 2-2에서 한 점이 필요했던 다저스지만 고든이 야시엘 푸이그의 땅볼 때 2루에서 포스아웃을 당해 제대로 작전을 펼쳐보지도 못했다.
그 후유증은 뒤에 나타났다. 곤살레스의 자리를 마이클 영이 채웠는데, 그는 10회 1사 1,3루, 12회 1사 1,2루에서 혼자 아웃카운트를 2개씩 올리고 말았다. 비난의 중심에 선 영이지만 감독의 결정이었다.

미국 언론은 1차전이 끝난 뒤 "오늘 패전투수는 매팅리 감독"이라는 말로 조소를 보냈다. 매팅리 감독은 "만약 2-2에서 고든을 안 넣고 우리가 졌다면 '왜 고든을 쓰지 않았지'라는 말이 나올 것 아닌가. 고든이 그 순간에는 최적이었기에 투입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현지 언론의 비난은 식지 않았다.
경기 막판 1점을 위해 빠른발의 대주자를 넣은 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작전이다. 적어도 1차전만 놓고 본다면 매팅리 감독에게 패배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매팅리 감독의 오판은 계속됐다.
다저스는 2차전에서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6회에는 무사 2,3루 기회도 잡았지만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계속 0-1로 끌려가던 7회, 다저스는 2사 후 닉 푼토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다음 타석은 클레이튼 커쇼, 전 타석에서 안타도 있어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저스는 전날 6명의 투수를 소모해 선발투수가 좀 더 길게 끌어줄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커쇼의 투구수는 72개로 완투까지 바라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은 커쇼를 빼고 마이클 영을 대타로 내보냈다. 카디널스의 2연속 폭투로 2사 3루 득점권까지 주자가 나갔지만 영은 좌익수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커쇼를 일찍 뺀 것, 그리고 영을 대타로 쓴 것 모두가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1,2차전부터 불펜투수를 많이 소모하면 차후 시리즈에서 불펜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커쇼의 체력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72개의 투구수는 교체하기에 너무 적었다. 게다가 영은 거듭된 부진으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감독의 작전실패가 한 번 나오면 결과론으로 포장할 수 있지만 이틀 연속 이어진다면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물론 이것까지 결과론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작전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거액을 받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가 바로 감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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