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경기 침묵' 지동원의 기나긴 부진, 언제쯤 떨칠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0.13 07: 47

지동원(22, 선덜랜드)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서 0-2로 패배했다. 전반 44분 네이마르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4분 오스카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잘 싸웠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에 올라 있는 영원한 월드컵 우승후보이자, 지난 7월 월드컵 '디펜딩 챔프' 스페인을 3-0으로 제압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그리고 최근 14년간 아시아 국가에 A매치 2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던 브라질이었다. 홍명보호는 좋은 내용을 보였으나 브라질은 개인 기량, 조직력, 전술 등 모든 면에서 완전체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지동원의 부진이 이어졌다. 이날 홍명보호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지동원은 브라질 수비에 꽁꽁 묶인 채 후반 5분 이근호와 바통을 터치했다.
언제쯤 부진을 떨칠 수 있을까. 지동원이 A대표팀서 가장 최근 골맛을 본 건 지난 2011년 9월 2일 레바논전(2골)이다. 이후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침묵하고 있다. 시간으로만 따져도 539분째 득점포를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보경 구자철 이청용과 호흡을 맞춘 지동원은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속된 말로 볼줄기를 살리지 못했다. 동료 선수와 연계 플레이도 미흡했다. 다비드 루이스, 단테 등 상대 중앙수비수들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박문성 SBS ESPN 해설위원은 전반전을 지켜본 뒤 "지동원이 조금 아쉬웠다. 스위칭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소속팀 부진이 A대표팀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신화를 작성한 뒤 올 여름 원소속팀 선덜랜드로 복귀한 지동원은 쉽사리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소속팀 부진이 A대표팀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악순환의 되풀이다.
홍명보호엔 마땅한 해결사가 없다. 박주영은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국내파 공격수는 몇 차례 시험무대에 올랐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남은 자원은 사실상 지동원뿐이다. 이근호 구자철 등도 그 자리에 설 수 있지만 홍명보호가 추구하는 정통파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좋은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지동원은 과거 연령별 대표팀서 한국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 AFC 아시안컵, 2012 런던올림픽서 수많은 골들을 터트렸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동메달, 아시안컵 3위 등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브라질월드컵은 약 8개월이 남았다. 몇 차례 더 컨디션을 끌어 올릴 기회는 있다. 하지만 부진이 이어진다면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홍 감독도 이날 경기 후 공식 인터뷰서 "(최전방 공격수는) 지금 누군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계속 준비할 것이다. 그 부분이 안되면 다른 포지션을 강화해서라도 대비책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동원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절치부심해야 하는 이유다.
지동원이 오는 15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아프리카의 말리를 상대로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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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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