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는 이른 바 "보여줄 수 있는 게 다 나타난 경기들"이다.
넥센과 두산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4차전까진 4경기에서 모두 한 점 차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준플레이오프를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초반에는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폭투, 실책 등 미스 플레이도 많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단기전에서는 한 점에도 승부가 갈리는 만큼 평소 시즌 중에는 보기 힘들었던 많은 작전들이 나왔고 양팀 벤치간의 두뇌 싸움도 뜨거웠다. 한 해설위원은 "보여줄 수 있는 게 다 나타난 경기들"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준플레이프에서 나온 숨은 규칙들을 모아봤다.

▲ 이택근은 왜 2루에서 돌아왔을까
이택근은 지난 11일 3차전에서 14회초 1사 1루에서 땅볼로 출루한 뒤 투수가 다음 타자 박병호에게 초구를 던지기 전에 기습 도루를 감행했다. 그러나 최수원 주심은 이택근에게 1루 귀루를 명했다. 이날 심판진의 판단은 볼 데드 상황이었다는 것.
윤병웅 기록위원장은 "당시 투수와 포수는 모두 제 위치에서 대결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 타자와의 대결이 끝나고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타임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심판이 플레이 볼을 말하기 전까지 관례적으로 볼 데드가 된다. 당시는 심판이 플레이 볼을 외치기 전이었다"고 설명했다.
▲ 윤명준 견제 실책에 김진욱 감독이 항의한 까닭은
같은 날인 3차전. 이성열이 1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로 1루에 나갔다. 투수 윤명준은 1루로 견제구를 던졌으나 공이 손에서 빠지면서 1루 베이스 뒤 두산 불펜으로 들어갔다. 심판은 안전진루권을 이유로 대주자 김지수를 3루까지 가게 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이 나와 심판들에게 한참을 항의했다.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무사 3루가 됐다. 그러나 넥센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두산으로서는 가슴이 철렁한 위기였다. 그런데 김 감독은 왜 김지수의 진루에 항의를 한 것일까.
정답은 견제와 송구의 사이에 있다. 송구된 공이 불펜이나 덕아웃 안에 들어가면 타자와 주자는 두 베이스 진루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투수 견제가 빠지면 한 베이스만 인정된다. 김 감독은 윤명준이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고 항의한 것. 그러나 심판진은 윤명준의 두 발이 모두 투구판에서 떨어져 있던 점을 들어 송구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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