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에서 2연패를 당한 LA 다저스에게 이제 필요한 건 기적이다.
다저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부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0-1로 졌다. 1,2차전에 각각 잭 그레인키-클레이튼 커쇼 원투펀치를 내민 다저스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적지에서 2패를 안고 돌아오게 됐다.
다저스로서는 최악의 궁지에 몰렸다. 아직 3차전이 남아 있지만, 선발 매치업은 쉽지 않다. 다저스는 3선발 류현진이 나서는 반면, 카디널스는 아껴뒀던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가 출격한다. 웨인라이트는 올 시즌 19승을 따내면서 내셔널리그 다승왕을 차지한 선수다.

역대 사례를 조사해봐도 다저스가 시리즈를 뒤집고 월드시리즈에 나가는 건 쉽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챔피언십시리즈가 7전 4선승제로 바뀐 1985년부터 작년까지 27년 동안(파업이 있었던 1994년은 제외) 내셔널리그에서 먼저 2패를 당한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1985년 딱 한 번 있었다. 고작 3.7%밖에 안 되는 확률이다.
흥미로운 건 그 해 챔피언십시리즈도 다저스와 카디널스의 대결이었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오렐 허샤이저 원투펀치로 2승을 먼저 따냈지만, 카디널스에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시리즈를 접었다. 카디널스 유격수 아지 스미스는 시리즈 타율 4할3푼5리 1홈런 3타점 10득점의 맹타로 시리즈 MVP를 수상했었다.
만약 다저스가 올해 기적을 재현한다면 28년 전 치욕을 되갚을 수 있다. 비록 1,2선발을 내고도 2연패를 당한 다저스지만, 타선이 살아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게다가 핸리 라미레스가 3차전부터는 정상 출격이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칸리그는 2004년 더욱 놀라운 기적이 있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먼저 3패를 당해 패색이 짙었지만 내리 4연승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미국 프로야구 역사상 여전히 유일하게 남아있는 '3패 뒤 4연승'이다. 그 해 레드삭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카디널스를 4연승으로 잡아내고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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