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한 두 남자의 두 번째 브라질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0.13 16: 12

'기'성용과 '구'자철이 브라질전의 기구한 운명을 바꾸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서 0-2로 패배했다. 전반 44분 네이마르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4분 오스카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잘 싸웠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에 올라 있는 영원한 월드컵 우승후보이자, 지난 7월 월드컵 '디펜딩 챔프' 스페인을 3-0으로 제압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그리고 최근 14년간 아시아 국가에 A매치 2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던 브라질이었다. 홍명보호는 좋은 내용을 보였으나 브라질은 개인 기량, 조직력, 전술 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기-구했던 두 남자의 두 번째 브라질전이었다. 1년 2개월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홍명보호는 A대표팀이 아닌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런던올림픽서 사상 첫 동메달의 금자탑을 쌓았다. 3-4위전서 '영원한 숙적' 일본을 물리쳤다. 기쁨은 두 배였다.
앞서 준결승전은 유일한 악몽이었다. 홍명보호의 상대는 '삼바 군단' 브라질. 현 A대표팀의 주축인 네이마르, 헐크, 오스카, 알렉산드레 파투, 마르셀루 등이 포함된 초호화 군단이었다. 결과는 0-3 참패였다.
당시 구자철은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동갑내기 절친 기성용도 중원사령관으로 활약했다. 브라질의 벽은 너무 높았다. 둘은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실력 차를 절감해야 했다. 메이저대회 사상 첫 결승행의 꿈도 접어야 했다.
1년 2개월이 흘렀다. 지난 12일 오후 한국과 브라질의 A매치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성용은 SNS 파문 이후 201일 만에 A매치에 선발 출장했다. 올림픽 캡틴이었던 구자철은 A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 삼바 군단에 맞섰다. 지난해보다 한층 더 성장한 네이마르, 헐크, 오스카, 마르셀루 등도 홍명보호에 정면으로 맞섰다.
절치부심했다. 올림픽 대패의 설욕을 벼렀다. 의욕은 충만했다. 기성용은 전반 초반 중거리 슈팅을 때리는 등 홍명보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브라질 선수들도 경기를 마친 뒤 기성용의 등번호인 16번을 가리키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구자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구자철은 이날 브라질을 맞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오롯이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볼터치는 둔탁했고, 특유의 날카로운 움직임도 보이지 못했다.
기-구한 두 번째 브라질전 또한 결국 새드엔딩이었다. 0-2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하지만 브라질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는 상대다. 두 남자의 세 번째 브라질전 운명은 어떻게 될까.
dolyng@osen.co.kr
기성용(위)-구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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