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버팔로스와 재계약 협상에 있는 이대호(31)의 선택 폭이 하나 더 늘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본격적인 영입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구단들끼리 경쟁이 붙을 경우 이대호의 몸값이 더욱 크게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 12일 일본 스포츠전문지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오릭스와 2년 계약이 만료된 이대호 영입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1일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구단 편성 회의에서 '일본리그 내 외국인선수' 영입 리스트에 이대호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소프트뱅크의 연고가 후쿠오카 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이대호의 고향인 한국의 부산까지 1시간 미만의 거리에 근접해 있으며 자금면은 물론 등번호 10번도 준비돼 있다. 오릭스와 잔류 교섭을 지켜본 뒤 다음달 본격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한다'고 전했다. 롯데의 홈 부산과 소프트뱅크의 홈 후쿠오카는 자매결연 도시로 지난 2010년 2월 교류전을 갖기도 했다.

2011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2010~2011년 퍼시픽리그를 2연패한 소프트뱅크는 그러나 지난해 3위로 떨어지더니 올해 73승69패2무 승률 5할1푼4리에 그치며 리그 4위에 그쳤다. 아키야마 고지 감독 체제에서 첫 B클래스 추락이었다.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은 4위로 마친 시즌을 돌아보며 보강 포인트로 한 가지를 꼽았는데 바로 외국인선수였다.
오 회장은 "안타깝게도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투수를 중심으로 외국인 후보를 영상으로 확인한 소프트뱅크 전력 보강 리스트에는 이대호의 이름도 있었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대호는 2년 연속 24홈런 91타점을 올렸으며 타율은 지난해 2할8푼6리에서 올해 3할3리로 올랐다. 는 '적응 위험이 적고, 매력적인 장거리포'라고 이대호를 평가했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4번 타순에 확실한 주전이 없었다. 외국인 윌리 모 페냐와 브라이언 라헤어 그리고 마쓰다 노부히로, 야나기다 유키에 이어 시즌 막판에는 우치카와 세이치까지 5명의 타자가 4번 타자를 번갈아 맡았지만 확실하게 중심이 잡혀있지 않았다. 는 '페냐는 퇴단이 유력하고, 라헤어는 2년 계약이 두 번째 시즌이다. 이대호와 같은 1루 포지션으로 중복되지만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만큼 문제없다'고 했다.
이 매체는 '오릭스 잔류를 희망하고 있는 이대호는 지난 10일 잔류 교섭을 벌였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열어놓은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정식으로 이대호에게 영입을 제의할 경우 그에게도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고향 부산까지 항공기로 1시간 미만, 고속선으로 3시간 미만의 후쿠오카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9월말에는 이대호가 "한국과 가까운 게 매력적이다"고 주위에 말하며 마지막 후쿠오카 원정에서는 처음으로 가족도 동행했다고. 아울러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등번호 10번도 비어있고, 연봉 2억5000만엔을 기본으로 하는 조건 면에서도 소프트뱅크의 자금력은 다른 구단에 뒤지지 않기로 잘 알려져있다.
이 매체는 '이달 중에는 오릭스와 우선적으로 협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이 되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이대호의 거취에 눈을 뗄 수 없다'고 마무리했다. 이대호가 2년간 총액 8억엔을 요구하며 7억엔을 제시한 오릭스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본격적인 영입 조사 진행이 그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한편, 한국인 선수로는 이승엽이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이었던 2007년 6억5000만엔을 받았다. 이는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2003~2004년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7억2000만엔을 받은데 이어 일본 역대 최고연봉 2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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