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과 선발’ 윤석민, 선물안고 돌아올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14 06: 40

또 한 명의 에이스가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품고 떠난다. 윤석민(27, KIA)이 MLB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한다. 스스로 이야기한 두 가지 조건, 즉 적절한 몸값과 선발 보장이라는 명제를 확인하며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석민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MLB 진출을 위한 첫 걸음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는 윤석민은 이미 MLB 진출에 대한 의사를 드러냈고 이번 출국은 그 사전 절차다. 이미 소속팀 KIA의 양해를 구한 윤석민은 앞으로 약 2~3주간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며 MLB 진출 준비를 하게 된다.
물론 이번 출국에서 당장 계약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은 운동을 계속 하는 가운데 이미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보라스 코퍼레이션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탐색전에 나선다. MLB 최고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콧 보라스와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다. 윤석민 측은 “스콧 보라스와의 미팅을 통해 MLB 진출과 관련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전달받고 구체적인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민이 또 하나의 코리언리거로 이름을 남길 가능성 자체는 높다. 몇몇 부분에서 호의적인 점이 있다. 일단 한국프로야구,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투수다. 보라스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여기에 류현진(26, LA 다저스)과는 다르게 포스팅 시스템을 거칠 필요가 없는 완전한 FA 신분이라는 점도 적잖은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포스팅 절차에서의 경쟁이 필요없기에 MLB 팀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다만 헐값, 그리고 신분이 불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MLB로 갈 생각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KIA에 잔류할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 자신의 기준은 적절한 몸값, 그리고 선발 보장이다. 스플릿 계약 혹은 불펜 요원으로는 MLB에 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석민은 “어느 구단이든 좋다”라면서도 “어떤 조건인지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올 시즌 조금 부진하기는 했지만 윤석민은 이미 한국프로야구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보여준 것이 많은 투수다. MLB 스카우트들이 요 근래 꾸준히 윤석민을 관찰했음을 감안하면 올 시즌 성적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여기에 윤석민을 선발 요원으로 영입한다면 불펜으로 영입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연봉을 줄 가능성이 있다. 윤석민의 에이전트가 보라스라는 점도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다.
때문에 연봉보다는 선발 보장을 더 중요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많은 팀들이 윤석민을 선발 요원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계약 테이블에서는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 윤석민도 이번 출국 기간 중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할 전망이다. 치열한 수 싸움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는 평가도 그래서 나온다. 윤석민이 두 가지의 가능성을 모두 잡은 채 귀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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