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앞선 3경기가 한 점 차 끝내기로 끝났다. 4차전은 9회말까지 가지 않았으나 그래도 한 점 차 박빙의 경기로 끝이 났다. 5차전 최종전까지 흘러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그 마지막 경기도 한 점 차 신승의 주인공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
8일부터 혈전을 거듭 중인 넥센과 두산의 2013 준플레이오프. 8일 목동 1차전은 9회말 이택근의 끝내기 우전 안타로 넥센이 4-3 승리를 거뒀고 2차전도 연장 10회말 김지수의 우중간 끝내기 안타로 넥센이 3-2 승리를 거뒀다. 여기까지만 해도 넥센이 피로도를 최소화하며 쉽게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가져올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잠실 두 경기서 안방팀의 반격이 성공했다. 11일 3차전서 양 팀은 연이은 실수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다 14회말 이원석의 우익수 방면 끝내기타가 터진 두산이 4-3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12일에서는 최재훈의 6회 역전 결승 투런포와 이재우-데릭 핸킨스-더스틴 니퍼트로 이어진 ‘why not' 릴레이투에 힘입어 두산이 2-1로 승리했다. 승패 향방은 원점으로 맞춰졌다.

4경기가 모두 한 점 차로 끝나며 열띤 경쟁이 펼쳐졌다. 기본적으로 4차전 넥센 선발 문성현을 제외하고 모두 5이닝 이상을 채웠는데 2이닝 밖에 던지지 못한 문성현도 사사구 4개를 속출했음에도 어쨌든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러나 2,3차전의 경우는 포스트시즌 진출팀의 경기답지 않게 흘러갔다는 평도 많았다. 강한 중심타선을 갖춘 넥센은 식어버린 화력으로 인해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무위로 날려버리는 경우가 속출했다.
두산의 경우는 계투진이 1,2차전서 무너지는 바람에 잡을 수 있던 경기를 놓쳤다. 선수들의 활약도 아쉬웠지만 감독의 교체 타이밍 잡기가 아쉬웠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 가운데 1,2차전서 넥센의 젊은 잠수함 한현희가 데뷔 이래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줬고 3차전서는 페넌트레이스 동안 2년차 징크스로 허덕였던 두산 사이드암 변진수가 3이닝 무실점으로 넥센을 막아냈고 우완 셋업맨 윤명준도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필요한 순간 젊은 계투의 공헌도도 컸던 양 팀이다.
과연 5차전도 한 점 차 박빙 경기로 흘러갈 수 있을까. 일단 양 팀 선수단이 4차전까지 쉽지 않은 경기를 연달아 치르면서 쌓은 체력적 피로도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경우 야수보다 투수에게 유리할 수 있는데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에 비해 두산 선발 유희관은 하루를 덜 쉬고 출격한다. 둘 다 호투한다는 전제로 보면 이닝 소화 가능성에서 나이트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둘 다 한국에서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이 유일한 만큼 시즌 때의 평정심을 바탕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동반 침체 중인 양 팀 중심타선 중 어느 쪽이 먼저 부활하느냐다. 목동은 잠실에 비해 타자 지향적인 구장인데 바람이 의외의 변수가 된다. 두산 타자 민병헌은 목동구장에 대해 “바람이 특이하게 분다. 홈플레이트를 중심으로 뒤쪽으로 바람이 반사되듯 외야 쪽으로 흘러 바람을 타는 타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민병헌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타격 사이클은 언제 올라올 지 예측하기 힘든 가운데 저녁 비 예보로 인해 경기 중 강풍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하면 바람을 탄 타구의 향방이 승패에 결정적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 치고 받는 타격 백병전으로 한 점 차 경기가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이 경우 전제조건은 양 팀 중심타선의 동반 폭발이다.
한 점 차 박빙 경기 릴레이는 분명 보는 입장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야구인데다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지만 기왕이면 명품 경기력을 팬들 앞에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플레이오프행 티켓 주인공을 결정지을 5차전. 양 팀은 이번에도 한 점 차 경기를 펼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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