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이름, 아다마 탐부라(28, 라네르스)가 한국과 말리의 평가전을 위해 방한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말리와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과 말리의 평가전은 사상 첫 A매치다. 그만큼 상대에 대한 전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말리는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파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58위)보다 한참 높은 38위에 기록돼 있다.
인연이 없을 것 같지만, 말리는 한국으로서는 잊지 못할 기억을 안긴 상대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조별리그서 말리와 같은 조에 속했던 것. 한국은 1차전서 그리스와 2-2, 2차전서 멕시코를 1-0으로 물리치고 3차전에서 말리를 만났다.
당시 말리는 전반전에만 3골을 넣으며 한국을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로 몰아 넣었다. 그러나 한국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후반 12분과 14분 조재진이 연속골을 넣으며 위기 탈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위기 탈출의 골은 한국 선수에게서 나오지 않았다. 후반 19분 말리 수비수 아다마 탐부라가 문전에서 공을 처리하다가 헤딩을 잘못해 자책골을 넣은 것. 탐부라의 자책골로 3-3으로 경기를 마친 한국은 말리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 56년 만에 올림픽 8강에 올랐다.
탐부라는 다행히 말리의 조 1위 확정으로 큰 비난을 받지는 않았지만, 자책골로 외신들의 웃음의 대상이 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축구팬들의 영웅 아닌 영웅이 되며 '명예시민증'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탐부라는 아픔을 견뎌내고 말리의 주축 선수로 성장,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스웨덴의 헬싱보리와 프랑스의 메츠를 거쳐 덴마크의 라네르스에서 뛰고 있는 탐부라는 말리의 이번 방한에도 함께 해 9년 만에 한국을 상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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