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가 또 다시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 7월 전개 초반 돌연 하차했던 배우 손창민이 당시 상황에 대한 심경을 뒤늦게 밝히면서 논란이 인 것.
손창민은 지난 11일 방송된 YTN과의 인터뷰에서 '오로라 공주'에서 갑작스럽게 하차를 한 배경에 대해 "그냥 매스컴에서 나온 그대로다. 가감이 없다. 나도 황당하다"며 "(하차 전날) 밤까지 녹화를 하고 새벽에 끝났는데 그 다음날 12시쯤에 방송사의 간부께서 전화가 와서 이번 회부터 안 나오게 됐다고 말을 했다. 이유나 명분에 대해 없고 모른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손창민은 극중에서 박영규, 오대규 등과 함께 미국으로 갑작스럽게 떠나는 설정이 된 것에 대해 “나도 황당하다”고 말했고 앵커가 출연료 문제 때문에 하차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겠다. 그리고 아마 모든 이번 일의 키포인트는 오로지 한 사람이다”라고 밝히며 특정인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특정인은 바로 임성한 작가. 당시 손창민뿐 아니라 오대규, 박영규 등이 줄줄이 돌연 하차한 것을 두고 방송가에는 대본을 집필하는 임 작가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는 설이 퍼진 바 있다.

손창민은 또 “드라마에서 하차를 할 때 최소한의 도의적으로, 예의적으로 통보를 하게 돼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이야기가 변경되고 일정이나 여러 가지 양해를 구하고 또 다른 것을 제시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전무후무하게 하루아침에 비정규직이...”라고 드라마 하차 과정의 부당함을 드러내 불씨를 당겼다.
앞서 ‘오로라 공주’는 지난 7월 극중 형제로 나오는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가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는 설정으로 하차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MBC는 ‘오로라공주’ 하차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출연진 역시 제작진으로부터 하차를 통보받기만 했다고 전해 논란이 일었다.
3달 가량 지난 시점이지만 하차의 당사자인 손창민의 입을 통해 하차 전말이 밝혀지자 '오로라 공주' 시청자들은 물론 네티즌의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든 모습. 네티즌은 관련 기사 댓글과 SNS 등을 통해 '결국 임 작가의 횡포였나', '다시 봐도 참 황당하다.. 얼마나 어처구니 없었을까', '이제와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제작진이 배우에 대한 도리와 예의를 지켜야 한다' 등과 같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뷰 내용이 일파만파 논란으로 확산되자 손창민의 소속사 측은 부랴부랴 진압에 나선 모습. 한 관계자는 14일 오후 OSEN에 "손창민 씨가 방송에서 드라마 하차 배경을 밝힌 것은 당시 당황스러웠던 심경 표현일 뿐”이라면서 “특정 한 사람을 겨냥해서 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 수준이다. 이미 손창민의 발언 중 "아마 모든 이번 일의 키포인트는 오로지 한 사람이다"란 대목이 있는 만큼 특정 한 사람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는 소속사 측의 해명은 어불성설이기 때문.
연기 경력이 40년도 넘는 중견 연기자가 스스로도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황당한 중도 하차를 겪었다면 분명 상식 밖이다. 연기 경험이나 현장 경험이 적은 배우가 아니고 산전수전 공중전도 다 겪은 사람이 당황스러웠다면 이는 분명 간과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제작진이나 방송사나 심지어 배우들 측에서조차 사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나 해명이 없었던 게 사실. 손창민의 뒤늦은 발언은 다시 한 번 불씨를 당기며 씁쓸한 현실을 마주하게 만든다.
실상 '오로라 공주'는 배우들의 돌연 하차 외에도 황당한 전개와 설정, 욕설 대사 무리수 등으로 숱한 지탄을 받고 있다. 시청률 성적은 그런대로 버텨내는 분위기지만 드라마 관련 게시판에는 작품의 스토리나 관련 논란 등에 대한 시청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논란은 드라마의 자양분이라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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