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수 있으면 계투 자청했을 때 말리고자 한다. 그가 오늘 안 나오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난 12일 4차전서 계투를 자청해 2이닝 세이브를 거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에 대해 가능한 계투로 쓰지 않고 이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14일 목동구장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니퍼트가 나오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니퍼트를 최대한 아끼고 승리를 거두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8일 1차전서 6이닝 3실점으로 선발 기록을 남겼던 니퍼트는 12일 잠실서 열린 4차전서 2-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사사구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사실 니퍼트의 계투 투입은 계획에 없던 일. 4차전 당시에도 김 감독은 “유희관과 니퍼트는 4차전에서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으나 선수 본인이 1회서부터 스파이크를 신고 계투 출격을 준비하고 또 몸을 풀었다. 니퍼트를 최대한 쓰지 않고 7회 데릭 핸킨스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김선우, 홍상삼에게 몸을 풀게 했던 두산은 8회초가 되자 마운드를 니퍼트에게 넘겼다. 선수 본인이 지난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계투 실패, 그리고 후반기 부상으로 인해 결장했던 빚을 청산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4차전 세이브로 니퍼트는 자신이 갖고 있던 마음의 빚을 갚았다. 그러나 한 번 더 지면 팀의 시즌이 끝나는 만큼 5차전에서도 나설 수 있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그에 대해 김 감독은 “될 수 있으면 니퍼트의 계투 등판은 말리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반드시 안 쓴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다급한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타선이 먼저 폭발해 여유있는 승리를 이끌었으면 한다는 뜻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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