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5] 졌지만 끝까지 뜨거웠던 박병호 시리즈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10.14 22: 55

홈런왕 넥센 박병호가 결국 시리즈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극적인 동점 홈런포를 때렸지만 연장 끝에 팀이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2차전과 3차전에서 부진했지만 패색이 짙었던 9회말 2사후 4번 타자 박병호는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침묵했던 넥센을 일깨웠다. 하지만 결국 팀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5-8로 졌다. 이로써 넥센은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실패했다. 박병호의 첫 가을야구도 여기서 멈췄다.
타율 3할1푼8리에 37홈런 117타점. 박병호는 3할-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하며 올해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2년 연속 홈런왕을 거머쥐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도 도전장을 내민 상황. 시즌 막판 두산과의 팀 간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친 박병호는 두산 마운드에 위협적인 존재 그 자체였다.

1차전 박병호는 1회 첫 타석부터 홈런을 때리며 첫 가을야구 경기를 순조롭게 출발했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의 150km 직구를 타이밍이 늦었지만 좋은 스윙 궤적으로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2차전에서는 홍상삼의 폭투 3개를 유발하는 존재가 됐다. 연장에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그렇게 준플레이오프는 박병호 시리즈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련도 있었다. 3차전부터 박병호의 부진이 두드러졌고 넥센 타선도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노경은에게 두 타석 연속 포크볼에 삼진을 당했고 스윙은 커져만 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를 두고 “박병호의 스윙 궤적이 커졌다.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4차전 첫 타석 2루타를 때렸지만 이후 안타가 없었다.
5차전에서도 박병호는 첫 타석 두산 유희관에게 삼진을 당하는 등 이날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9회 타석 전까지는.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은 방망이로 쳐야 이길 수 있는 팀이다”라고 말하며 방망이의 부활을 기대했다. 박병호는 이대로 팀의 영봉패를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9회말 2사 1,2루 박병호가 있었다. 박병호는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했다. 3구째 149km 직구를 그대로 통타했다. 가운데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홈런 한 방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냈다. 연장으로 경기를 몰고 갔다.  
박병호는 연장 11회 2사후에도 펄펄 날아올랐다. 두산 홍상삼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박병호는 득달같이 2루까지 쇄도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투혼을 불살랐다.
박병호는 홈런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지만 경기에서는 결국 넥센이 두산에 졌다. 첫 포스트시즌에 나섰던 4번 타자 박병호의 가을야구는 그래도 빛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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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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