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손승락(31)의 역투가 팀 패배에 묻혔다.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터진 박병호의 동점 스리런으로 연장 혈투를 벌였으나 13회 최준석에게 결승포를 허용하며 5-8로 패했다. 넥센은 2연승 후 3연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패한 넥센에서 가장 빛난 이는 박병호였지만 그 뒤에는 손승락이 있었다. 손승락은 팀이 0-3으로 뒤진 9회 등판했다. 손승락은 팀이 9회말 박병호의 홈런으로 3-3 균현을 맞춘 뒤에도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켰다. 손승락은 올 시즌 최다 투구 이닝인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손승락은 이전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실점했다. 1차전에서 정수빈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2차전에서는 실책으로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모두 불안한 수비 속에서 나오기는 했으나 마무리의 연속 실점은 팀에도 분명 좋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손승락은 계속해서 염경엽 넥센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염 감독은 "우리 팀의 최고의 카드는 여전히 손승락"이라고 강조했다. 손승락은 팀이 위기에 처하자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 더 지면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염 감독이 택한 카드는 결국 손승락이었다.
손승락은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긴 이닝 소화가 쉽지 않음에도 무려 4이닝 동안 64개의 공을 던졌다. 결국 팀은 그 안에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손승락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로 마운드를 물려받은 강윤구가 대타 최준석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13회 강윤구와 이정훈 등이 투입됐으나 동점 접전을 지키지 못하고 무려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완전히 흐름을 뺏긴 넥센은 그대로 이번 포스트시즌 드라마의 막을 내렸다. 염 감독이 왜 손승락을 지고 있을 때 마운드에 올렸는지, 왜 그에게 4이닝을 던지게 했는지. 올 시즌 넥센의 약한 불펜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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