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거두지 못했으나 그는 경기를 지배했던 좌완 에이스였다.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27)이 팀의 플레이오프행 티켓 획득에 숨은 공신이 되며 최종전 패배를 안긴 플레이오프 상대 LG 트윈스전을 기다렸다.
유희관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선발로 나서 7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펼치는 등 7이닝 1피안타(탈삼진 9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김민성에게 곧바로 안타를 허용한 뒤 변진수로 교체되었다. 변진수가 넥센을 8회 무득점으로 봉쇄한 덕분에 유희관의 최종실점은 0점이 되었다.
9회말 2사에서 터진 상대 주포 박병호의 중월 동점 스리런으로 인해 승리 요건이 물거품이 된 것은 너무도 안타까웠던 일. 그러나 경기 내용 상으로 유희관이 상대 타선을 압도한 것은 그 공헌도가 굉장히 컸다. 팀은 8-5 승리를 거뒀고 노디시전 유희관의 활약이 워낙 뛰어났던 만큼 데일리 MVP 타이틀이 주어졌다.

경기 후 유희관은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플레이오프행에 일조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잠실 라이벌전이 치러지는 데 많은 관중 속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특히 마지막 경기서 안 좋은 기억(5일 LG전 패배)이 있어 복수하고 싶었다”라며 “선발투수로 나갈 텐데 몸 관리를 잘 해서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노히트 노런은 의식하지 않았다”라고 밝힌 유희관은 “가능한 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주자를 쌓아놓고 한 방을 맞으면 (이)원석이의 스리런처럼 결과가 나오니 주자를 모으기보다 빨리 대결하려고 생각했던 것이 맞은 것 같다”라며 노히트 피칭보다 순간순간에 그저 집중했음을 밝혔다.
그와 함께 유희관은 박병호의 동점 스리런 때를 돌아보며 “내게 돈복이 없나 싶었다”라며 솔직하게 밝혔다. MVP 상금이 날아갔기 때문. 대신 데일리 MVP로 부상과 상금을 받은 데 만족해야 했다.
“승리가 날아간 것은 좀 아쉽지만 그 끝낼 수 있는 기회에서 역전패 위기가 왔다. 니퍼트가 스리런을 맞기는 했으나 그래도 그 다음을 막아줬고. (최)준석이형 홈런에 기뻤다. 플레이오프 때 내가 MVP되어서 돈복을 불러들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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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