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얻은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동점포 순간에 대해 자신의 잘못이라고 평하며 피로 속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칭찬했다.
두산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0으로 앞서다 9회말 2사후 상대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연장 13회초 대타 최준석의 결승솔로홈런과 오재원의 스리런포를 앞세워 8-5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1~2차전 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으나 이후 3~5차전을 모두 쓸어담는 뒷심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산은 오는 1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선착한 잠실 라이벌 LG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두 팀은 2000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만에 재격돌한다.

경기는 이겼으나 계투진의 난조로 인해 선발 유희관의 눈부신 노히트급 호투가 빛을 잃었다. 엄밀히 따지면 김 감독의 투수 교체 전략 실패가 뼈아팠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힘든 경기하고 여기까지 와줘서 감사하다. 많이 지쳤으나 LG와 좋은 경기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병호에게 내준 동점 스리런에 대해 김 감독은 “내 잘못이다. 그 과정에서 되짚어 봐야 하지만 오늘 경기서 투수 순번을 준비한 상태에서 변진수의 구위가 좋아 끌고 갔다. 서건창 타석에서 변진수를 바꿔줘야 했는데. 가능한 한 더스틴 니퍼트를 안 쓰고자 했는데 그 교체 과정이 잘못되었던 것 같다. 카운트가 몰렸을 때 박병호를 상대로 어렵게 가고자 했는데 그때 실투가 나오고 말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너무 박병호에 대해 의식했고 목동 구장에서 너무 넥센에 맞춰서 가다보니 우리 야구를 하지 못했다. 박병호의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 말려들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종욱 등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몸이 많이 지쳐있다. 지금은 체력적인 부분과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라며 “최근 몸이 안 좋았던 양의지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 플레이오프에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7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합작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준 좌완 선발 유희관과 최재훈 배터리에 대해 “지난 경기에서 잘 던진 데 대한 자신감도 있었으나 5차전 중압감도 동시에 있었을 텐데 재훈이와 함께 야구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희관이가 정말 잘 던졌다. 압박감으로 인해 자기 공을 못 던지는 경우가 많았을 텐데”라며 거듭 대견해 했다.
farinelli@osen.co.kr
목동=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