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택시' 김해숙, 국민엄마 아닌 39년차 여배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0.15 07: 40

데뷔 39년차, 133작품에 출연한 배우 김해숙. 그는 언젠가부터 국내 드라마와 영화에서 대표적인 '엄마'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푸근하고 평범한 엄마부터 가족들에게 힘이 되는 강인한 엄마, 속물적인 엄마, 그리고 치매에 걸려 아들에게 보살핌을 받는 엄마까지 김해숙이 표현해낸 엄마의 모습은 참 다양하다.
하지만 김해숙이 엄마 역할만 한 것은 아니다. 50대 후반의 여배우로서 김해숙은 누구보다 다양한 역할에 도전했다. 영화 '도둑들'에서는 중화권 배우 임달화와 비극적인 로맨스를 그렸고, 영화 '박쥐'와 '무방비도시' 등에서는 그만의 독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해숙에게서 강한 '엄마의 인상'을 받는 것은 아마 그가 그만큼 포근한 인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일 것. 그러나 김해숙은 포근한 인상과 달리 섬세한 소녀감성을 가지고 있는 배우. 배우라는 직업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김해숙은 SBS '힐링캠프' 등 토크쇼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마구 보여주는 걸로도 유명하다. 

김해숙은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그의 연기인생과 함께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에 대해 털어놨다.
이날 김해숙은 그동안 방송에서 여러 차례 친분을 밝혀온 배우 원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김해숙은 원빈을 "빈이"라고 부르며 "나는 약간 빈이 스타일이다. 농담으로 얘기한다. 빈이가 웃으면 모든 잘못이 용서된다고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도둑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임달화에 대해서는 "정말 멋있다. 가슴 설렌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원빈을 "빈이"라고 부르고, 임달화에 대해 얘기할 때면 영화 속 씹던껌처럼 수줍은 모습을 보이는 김해숙은 '국민 엄마'가 아닌 여전한 소녀의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김해숙은 지금 하고 있는 배우로서의 일에 대한 특별한 사랑도 드러냈다. 김해숙은 "연애를 하는 건 어떠냐?"는 MC들의 말에 "일을 좋아한다. 지금 내 나이에 사랑하는 것은 사치스럽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 지금 내가 사랑하는 것은 내 딸들과 일이다. 이외에는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39년차 여배우로서 그가 느끼는 연기에 대한 깊은 사랑과 소신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김해숙은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이자 '택시'의 MC인 홍은희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해숙은 "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느냐"는 홍은희의 말에 그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김해숙은 "지금 생각해보면 배우는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대신 표현하는 일이다. 어떤 방식과 공식보다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감성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큰 것 같다"라며 "사업을 하기 전에는 인생에 대해 잘 모르고 철이 없었던 것 같다. 부족한 것 없어서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 것을 겪고 나서 마음이 넓어진 것 같다. 세상을 보는 눈도 넓어지고 연기자로서 다가가는 시각도 달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멋진 선배의 모습이었고, 그가 39년 동안 많은 감독과 작가들에게 러브콜을 받는 좋은 배우로 성장한 이유도 보였다.
오랜 시간 동안 배우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김해숙이 그의 소신대로 앞으로도 더 멋진 연기를,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더욱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배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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