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뽀글 아줌마 헤어스타일도, 음정과 박자를 무시한 노래도 그라면 다 용서된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의 윤은혜는 첫 회부터 로맨틱 코미디 여왕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윤은혜는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미래의 선택' 1회에서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간직했지만 밝은 성격을 가진 나미래로 분했다. 60여분의 시간동안 펼쳐진 나미래의 모습은 윤은혜 특유의 명랑한 이미지와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했다.
나미래는 대기업 콜센터의 계약직 직원이지만 마음 속으로 방송 작가의 꿈을 간직해 온 인물. 그는 미래에서 온 나미래(최명길 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방송 작가의 길로 나서게 된다.

첫 회에서 윤은혜는 나미래가 가진 다양한 성향들을 모두 선보였다. 그는 진상 고객에게 능청스레 노래를 불러주거나 남몰래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또한 추진력 강한 혹은 뒷일을 생각지 않는 성격으로 덜컥 콜센터 상사에게 사직서를 내밀었다. 이 과정에서 윤은혜는 나미래가 표출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모습들을 소화해냈다.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무작정 방송 작가가 되기 위해 생각 없이 사직서를 내밀고, 김신(이동건 분)과 어린 아이처럼 충돌하는 장면 등에서는 나미래에 완벽히 '빙의'한 윤은혜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자칫 허무맹랑한 판타지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것에서 로맨틱 코미디 전문가로서 윤은혜의 면모가 드러났다. 미래에서 왔다는 나 자신이 등장하는 판타지 속에서도 드라마가 매끄러운 이야기 흐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에는 윤은혜의 능청스런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
윤은혜는 나미래가 되기 위해 여배우로서의 욕심을 버렸다. 일부러 시도하려고 해도 어려울 듯한 뽀글머리 퍼머에 아무렇게나 걸친 옷들,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저지르는 능청스런 행동들은 그가 나미래가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예쁘기만 한 여배우가 아닌 극 중 나미래로 다시 태어난 윤은혜의 모습이었다.
'미래의 선택'은 방송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MBC '베토벤 바이러스', '더 킹 투 하츠' 등을 집필한 홍진아 작가의 컴백 작품인 '미래의 선택'은 이 밖에도 5년의 공백 끝에 대중 앞에 선 이동건, 연기자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정용화의 출연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특히나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은 로맨틱 코미디에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윤은혜의 귀환이었다. 그동안 정통 멜로 MBC '보고 싶다' 등에서 열연했던 윤은혜가 오랜만에 자신의 '필드'로 돌아온 것에 대중의 기대가 모아졌다. 일단 '미래의 선택' 첫 회의 윤은혜는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마치 제 옷을 찾아 입은 듯한 그의 연기는 앞으로 펼쳐질 나미래의 '미래'에 궁금증을 더하게 만들었다.
이제 나미래는 적극적으로 미래를 바꾸기 위해 애쓸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날 '로코의 여왕' 윤은혜의 또 다른 매력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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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선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