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하던 대로 하자.”
11년 만에 맞이하는 가을잔치 첫 무대가 ‘잠실 덕아웃 시리즈’가 됐다. LG는 오는 16일부터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두산과 플레이오프에 임한다. 떨어질 수 없는 잠실 라이벌 두 팀의 통산 네 번째 포스트시즌 맞대결이 열린 것이다.
여러모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빅매치. 하지만, LG 선수단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침착하고 차분했다. LG 김기태 감독 또한 특별한 것을 주문하기 보다는 정규시즌 좋았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김 감독은 14일 고양 원더스와 연습경기를 마친 후 야수진을 불러 모아 “즐겁게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우리가 앞으로 몇 경기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즐겁게 하자”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고양 원더스와 치른 2번의 연습경기서 정상 페이스를 회복하는 데에 집중했다. 야수진은 경기 중반까지 베스트라인업이 가동됐고, 투수진은 1·2이닝씩 나눠서 던졌다. 단순히 이기는 것에 치중한 게 아닌 꾸준히 작전을 걸어 팀워크를 집중 점검했다. 연습경기인 만큼 결과보다는 다가오는 플레이오프 시리즈에 대비해 실수를 줄이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2군 선수의 깜짝 기용 또한 없다. 야수 15명·투수 12명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짜는데, 포수와 외야수의 숫자가 변할 수는 있으나 의외의 인물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는 않을 예정이다. 사실 무리한 변화는 독이다. LG는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여러 부분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춘 강팀이 됐다.
일단 올 시즌 LG 야수진은 리그 정상급 경쟁을 갖춘 채 공수주 모두에서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팀 타율 2할8푼2리로 리그 3위, 득점권 타율 2할9푼5리로 리그 2위, 클린업트리오 타율 3할1푼6리로 1위를 차지했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팀 홈런(59개)을 기록했지만, 총 616득점을 올려 4위에 자리했다. 팀 도루 139개로 5위, 야수진 실책 64개로 최소 2위다. 신예들의 활약이 베테랑의 꾸준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신구조화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투수진은 리그 최강이다. 선발진에 10승 투수만 3명, 그리고 불펜진에는 세이브 부문 2위의 마무리투수와 두 자릿수 홀드 투수 4명이 뒷문을 지켰다. 벤자민 주키치의 부진으로 사실상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비운 채 한 시즌을 보냈지만, 팀 평균자책점 3.72으로 리그 1위, 마운드 높이서 독보적이었다.
물론 단기전인 만큼 투수 운용에는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류제국과 레다메스 리즈를 1·2차전 선발로 내정했는데, 남은 선발 3인방 우규민 신정락 신재웅 모두 2차전까지는 불펜에서 힘을 더하려한다. 준플레이오프처럼 플레이오프도 불펜 대결에서 양 팀의 명암이 갈린다면, LG는 분명 두산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김 감독은 두산과 맞붙게 된 것에 대해 “두산은 좋은 팀이다. 그만큼 경기 준비 잘 하겠다"며 "재미있는 경기 할 것 같다. 선수들 컨디션은 좋다. 선수들이 긴장이나 부담은 전혀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간만에 포스트시즌을 앞두게 된 상황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덧붙여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느 한 쪽을 집중적으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다득점 경기가 나올 수도 있고 저득점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공수주 균형이다”고 밝혔다. 야수진의 실책 최소화와 마운드의 건재, 그리고 찬스에서 집중력이 정규시즌과 똑같이 돌아간다면, LG는 가을잔치를 완벽히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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