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 혹은 연인 사이에 관계가 틀어지면 어떤 방식으로 화해를 해야 할까.
티아라는 대중 앞에 서는 자신들의 마음을 이같이 표현했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가 화가 났을 때, 사과를 해도 마음이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티아라는 그 마음이 녹을 때까지 묵묵히 열심히 하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가수가 인터뷰를 하다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쏟는 건 아주 드문 일은 아니지만, 티아라의 눈물은 그대로 옮기기에도 조심스럽다. 팬들을 위해 간식을 마련해 돌려도 '독한' 악플이 붙는 이들은 결국 눈물을 보이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처음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여기 저기 티슈가 필요했던 질문과 답을 가감없이 공개한다.

오랜만의 컴백인데. 소감이 어때요.
효민 - 6명으로는 1년만의 컴백이에요. 저희가 실망시켰던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는 정말 그런 것 없이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한 상태에서 컴백을 하게 됐어요.
소연 - 순위 보다는, 저희 음악을 기다려주신 분들이 계시다는데 감사드렸죠.
걱정이 많았나봐요.
효민 - 그동안은 사실 공백기를 가져본 적이 없었어요. 쉴 새 없이 달려왔는데, 이번에 자의는 아니었지만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감도 많이 상실됐고, 생각도 많아졌어요. 서로 걱정도 많이 했고요.
은정 - 생각보다 많이 반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잘해야지 라는 생각 뿐이에요. 데뷔했을 때 같아요. 사실 대중들께서 우리 음악을 안좋아해주실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그 사이 많은 가수분들도 나왔는데, 우리 색깔을 좋아해주실까 우려도 했고요.
다른 팀들도 상당히 많이 컴백했는데.
소연 - 앨범은 나오는 시기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저희 딴에는 가장 적절한 시기를 택했는데 모든 가수에게 적절했는지 다 비슷하게 나오게 됐어요.(웃음) 그런 분들과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 감사드려요. 샤이니, 아이유 등과 함께 우리가 불려지는 것만으로도 기뻤어요. 그런 기사를 볼 때 마다 '우와, 우리도 있다' 그랬어요.
컴백을 치렀으니, 이제 마음이 좀 편해졌을까요.
은정 - 사람 마음이 그런게, 안심이 될 법도 한데, 이걸 더 유지하려면 어떡해야 하나 하는 걱정이 커요. 다음주에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춤을 바꿔볼까. 의상은 어떡하지 같은.
효민 - 매주 새로운 가수가 나오니까 긴장하게 돼요. 요즘에는 음악방송에 신인분들이 아예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컴백이 많아요. 그래서 음악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됐어요.
은정 - 너무나 당연했던 게 이젠 감사하다는 걸 알아요. 옛날에는 매니저가 말도 하기 전에 목금토일 스케줄을 비워뒀어요. 음악 프로 출연이 있을 거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젠 매니저한테 물어보게 돼요. '우리 스케줄 있어요?'라고.
예전에 티아라가 스케줄이 꽤 많긴 했었죠.
소연 - 하루에 스케줄이 기본 5개였어요. 너무 바빴어요. 그래서 그냥 스케줄이라고 생각했죠.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이번 공백을 겪으면서 그게 단순히 스케줄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주시는 거라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그게 하나하나 다 소중한 것인지 느낀거죠.
효민 - 물론 안좋은 일이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우리가 그동안 앞만 보고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 달려왔다면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보고 할 수 있게 됐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얻은 것도 있어요. 팬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나 그들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변하는 것 같아요.

첫 컴백 무대가 경주에서 열린 드림콘서트였었죠.
은정 - 그날 비가 왔어요. 비를 맞으며 노래하는데 기분이 되게 오묘했어요.
소연 - 그동안의 컴백 무대와 다를 것이라고 각오했어요. 예전에는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는 걸 알고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는데, 이번 컴백은 그렇지 않았어요. 자신감도 없었고. 예전과 호응도 다르고 박수도 다르고 할텐데, 그래도 저희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데도 계속 박수쳐주신 분들에게 더 감사한 마음도 들었고요.
안좋은 일을 함께 겪으면서 멤버간의 우애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소연 -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 사실 한참 바쁘기만 할때는 서로를 못챙기고 그냥 엉켜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대화할 시간도 많았고, 서로 돌아볼 수 있었어요. 또 같은 상처를 갖고 있고 하다보니까 서로 한명 한명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커졌죠. 더 끈끈해졌어요.
보람 - 우리가 팀웍은 자신있다고 생각해요.

리더가 자주 바뀌었는데.
은정 - 리더는 있어도 전반적으로 일을 다 같이 하는 분위기여서 큰 차이는 없어요. 전달 사항 공지라던가, 의견 통합하고 그런 건 리더가 해요.
그래도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소연 - 보람 언니는 되게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은정이는 뒤처리를 잘해요. 어지러운걸 잘 정리하고, 효민이 할땐 패션이 업그레이드 됐죠.
효민 - 리더하면서 가장 힘든 건 사장님 전화를 받는 거죠.
은정 - 아침 여섯시에 전화해서 '잠이 오니?', '차트 봤니?' 막 그러세요.(웃음)
지난해 일 때문일까요. 무대나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은정 - 예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이 '되게 고마운거였구나', '좋은 거였구나' 하고 느껴요. 팬 여러분이 아닌 대중 분들께서도 우리 무대를 봐주시고 박수를 보내주셨는데, 노래를 들어주시는 횟수라던지 하는 게 예전에는 컴백했으니까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정말 그런 것들이 감사해요.
소연 - 우리가 얻게 된 것도 있어요. 한창 사랑받고 있을 때 그 일이 생겼거든요. 그 일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냥 철없는 아이들이었을 거예요. 인기를 당연하게 여겼을 수도 있었죠. 그럴 때 그런 일을 겪고 보니까, 소소하게 잃었던 것들을 찾게 된 거 같아요. 함께 일하는 분들, 우리를 찾아주시는 분들, 팬분들 그 소중함을 전혀 몰랐던 거 같아요. 고마움을 느낄 겨를도 없었고. 그 일을 통해서 많이 느꼈어요. 더 성숙하고 책임감 갖게 된 것 같아요.
인터넷 댓글은 다 보나요.
효민 - 꼼꼼하게는 아니지만 훑어봐요. 예전에는 안좋은 걸 찾아봤다면 이제는 좋은 걸 찾아요. 응원글이 많아질 수록, 좋은 글이 많아질수록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니까. '우리한테 이런 글도 있어' 하면서 서로 읽어주기도 해요.
보람 - 우리를 더 깨닫게 해주는 악플도 있어요. 그런 건 눈 여겨 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했더라. 고쳐야겠더라' 하면서 좋게 생각해요. 정말 말도 안되는 악플들은 보고 많이 울기도 했는데. 이제 득이 되고 영양이 되는 댓글은 보게 돼요. 악플들에 대해 상처 받는것도, 이젠 상처보다는 배우는 게 되는 거 같아요.
각 멤버별 근황은 어땠나요.
지연 - 오랜만에 티아라로 컴백하게 돼서 티아라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죠.
효민 - 일본 영화 '징크스' 촬영이 올해 초에 있었어요. 저희가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그런 기회 주신 거 너무 감사하면서 촬영한 거 같아요.
은정 - MBC '어서오세요'를 촬영했어요. 터키 학생분들하고 합숙했는데, 그런 예능은 처음 해본 거예요. 한국 문화, 한국 말을 알려드려야 해서 저 자신도 공부 많이 해서 갔죠. 저를 예능에서 불러주실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었거든요. 그런데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드렸어요.
보람- 저는 건강이 안좋아져서 살이 빠졌었어요. 그런데 이젠 많이 건강해졌어요.
큐리 - 티아라 해외 활동을 많이 하고. 티아라 컴백 준비를 열심히 했죠.
소연 -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을 했었어요, 좋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저 때문에 드라마에 안좋은 영향을 드린거 같아 너무 죄송했어요.

연인 오종혁씨는 많이 응원해줬나요?
소연 - 물론 응원해주고 계시고, 잘할 거라고 믿어주고 계세요.
두 사람이 오래 사귈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요.
소연 - 저희는 교제를 시작하는 거에 있어서도 굉장히 신중한 성격이었어요. 군대 문제도 있고 아이돌이기도 했고 해서, 굉장히 신중했죠. 믿음을 갖고 교제를 시작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기다리는 게 가장 쉬웠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이고 그 분이 군대 갔다오는 거기 때문에. 그 안에서도 힘든 부분 많을텐데, 제가 힘들만한일 있으면많이 챙겨주시고. 그 2년이 믿음과 신뢰를 쌓는데 있어서 더 좋았어요.
오종혁씨가 제대를 연기했을 땐 걱정 많이 했겠어요.
소연 - 저한테 얘기 해줬었는데 당연히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걱정되죠. 그런데 표현은 못하죠. 소신 있는 분이고 해서, 제가 뭔가 특별히 의견 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마음속으로는 걱정은 됐어요. 하지만 잘하고 왔다고 생각해요.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연애 하고 싶은 분 또 있나요?
보람 - 누가 저를 좋아한다고 하면 정말 좋을 거 같은데, 없어요.(웃음) 연애 너무 하고 싶고요. 우리 중에서 연애가 가장 급한 건 저인 거 같아요.
소연과 오종혁의 사이는 멤버들 모두 알았나요?
은정 - 처음부터 알았죠.

티아라는 그동안 고양이, 인디언 등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했는데 또 소화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소연 - 후배들이 너무 귀엽고 예쁘고 상큼해요. 걸그룹만 보여줄 수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들 있잖아요. 우리도 그런 거 해보고 싶은데.(웃음)
은정 - 사장님이 또 생각 하고 계시겠죠.(웃음)
효민 -사장님은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천재들처럼, 남들은 생각 안하는 걸 늘 생각하시고.
은정 - '섹시 러브' 때가 정말 놀라웠어요. 우리가 그때 무대 위에서 뭔가 표정이나 제스쳐를 자유롭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잖아요. 그런데 사장님께서 로봇 춤을 제의하신 거예요.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표정을 짓게 됐죠.(웃음)
소연 - 유행을 선도하지 않으시고 리폼하시는 것 같아요.(웃음) 복고도, 셔플도, 이미 다른 가수분들이 하고 해외에서 열풍이 일어난 후에 하게 됐거든요. '뒷북이지 않을까요'라고 했는데 결국 다 잘 됐죠.
이번에 '느낌 아니까'도 유행어죠.
은정 - '개콘'에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사장님에 대한 세간의 오해도 많은데.
소연 - 사장님도 댓글을 다 보시고 상처받으세요. 그런데 좋은 글이 있으면 굉장히 기뻐하시고.
은정 - 예전에는 불도저였는데 심신이 많이 약해지셨어요. 우리 의견도 많이 물어보시고.
소연 - 가수들 앞에서 가장 눈물을 많이 보이시는 분 아닐까 싶어요. '내가 어렵지?' 하시는데 사실 우린 사장님의 인간적인 면을 너무 많이 봤어요. 댓글에 눈물 흘리시는 거 많이 봤고, 우리 때문에 고민하는 걸 많이 봤고. 생각보다 인간적인 분이세요.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큐리 - 저희는 팬분들한테 받기만 하는 거 같아요. 드린 건 없는 거 같은데. 팬분들에게 감사드려요.
효민 - 1위를 해도 안울던 멤버인데.
팬분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할말이 많을 것 같아요.
은정 - 이번에 컴백했을 때 사랑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여전히 티아라 음악을 궁금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거 정말 감사드려요. 어떠한 말씀을 하시든, 우리가 보여드리는 모습으로 인해서 해주시는 말씀이니까 저희는 다 받아들이면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효민 - 용서 구하기보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기 보다는 '정말 쟤네가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앞으로 모든 일을 할 때마다 그런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은정 - 친구든, 연인관계든 내 행동으로 인해 상대가 화났을 땐 사과도 하고, 사과해도 안풀린다면 꾸준히 그 맘이 녹을 때까지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우리도 연예인으로서, 그게 할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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