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앨범 내지만 방송활동 안하는 이유는..”[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0.15 08: 26

팬들은 조금 야속하게 느낄 것도 같다. 새 앨범을 발표한 김진표가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또’ 선언했다.
김진표가 지난 10일 일곱번째 정규 앨범 ‘JP7’을 발표했다. 지난해 6집 정규 앨범 ‘JP6’, 올해 초 미니앨범 ‘5 브레이크 업 스토리(5 Break-Up Stories)’을 내놓았던 그는 소리 없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음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쉬운 점은 브라운관에서 김진표의 무대를 보기 힘들다는 점. 이번에도 그렇다.
“제가 지난 1년간 발표한 곡 수가 25곡이나 돼요. 활동도 안하면서 이렇게 계속 앨범을 내는 게 어떻게 생각하면 죄송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온전하게 음악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다는 이유가 커요. 공연이라든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데 제가 게으릅니다.(웃음) 농담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긴 한데 확실하게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네요.”

김진표처럼 성실하게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뮤지션도 드물다. 시대가 변해 가요계에서는 디지털 싱글 형식으로 신곡을 발표하고 4~5주 방송 활동에 주력하는 게 규칙처럼 굳어졌다. 정규앨범을 발표하면 수록곡들이 아깝게 빛을 보지 못한다는 점이 싱글에 주력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김진표도 같은 마음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김진표에게는 하나하나 모두 타이틀곡이나 다름 없다. 그래도 꾸준히 앨범을 내는 건 ‘즐겁기’ 때문이다.
“사실 정규로 앨범을 내면 타이틀 곡 말고는 주목을 못 받으니까 좀 아깝거든요. 싱글 형태로 낼까 싶기도 한데 음반을 만드는 과정이 정말 즐거워요. 항상 음반을 만들자고 결론을 내리는 이유 90%는 그 ‘즐거움’ 때문이에요. 18년이나 음악을 했지만 똑같았던 적이 없었어요. 할 때마다 즐겁고 재미있었죠. 많은 영감을 받고 이걸 표현해내는 과정이 좋아요. 물론 스트레스도 있죠, 당연해요. 하지만 즐거우니까 결국 음악을 해요.”
타이틀 곡 '좀비'는 ‘미안해서 미안해’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원영헌, 동네형 작곡가 콤비가 만든 노래다.  ‘너는 나를’, ‘미안해서 미안해’와 마찬가지로 드라마틱한 구성의 미디엄 힙합곡으로, 올 상반기 가요계, 영화계에 불었던 ‘좀비 열풍’의 끝자락에 자리해 있다. 죽어도 죽은 게 아닌 상태로 괴로워하며 살아가는 좀비의 모습을 실연한 사람의 심리 상태에 빗대 표현한 가사가 특징이다.
“먼저 ‘좀비’는 앞서 발표했던 곡들하고 느낌이 달라서 좋았어요. ‘미안해서 미안해’, ‘너를 나를’이 비슷한 감정으로 연결되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좀비’는 색다른 느낌이었거든요. 소재를 좀비로 한 건 제가 노래를 만들 당시에 좀비물에 빠져 있어서 그랬어요. ‘워킹데드’라는 미드를 심취해서 보는데 어느 순간 좀비하고 사람에 상처받은 영혼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개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비’ 가사가 만들어졌죠. 곧 ‘워킹데드4’가 시작된다고 해요. 또 빠져서 볼 거 같아요.(웃음)”
‘김진표 노래’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감할 수 있는 흡입력 있는 가사를 특징으로 한다. 직설적이었다가도 비유적으로 감성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친근감 있는 어휘들을 곳곳에 배치해 접근성을 높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음악을 듣는다는 말도 맞지만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랄까요? 그래서 지루하고 진부한 가사는 안 쓰려고 노력해요. 그런 느낌이 들면 과감하게 다 버려 버리죠. 그래서 저는 가사가 좋다는 말이 좋아요. 하지만 경험하는 건 한계가 있고 생활패턴이 반복적이니까 써낼 수 있는 가사에 한계가 있잖아요. 어렵죠.(웃음)”
어찌됐든 가요 프로그램에서 김진표를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그는 오는 11월 첫 방송 예정인 XTM ‘탑기어 코리아 시즌5’로 시청자들과 만날 계획을 세워놨다. 자동차 마니아인 그는 이 프로그램 시즌1부터 MC를 맡아 열정을 가지고 꾸려오고 있다. ‘내 프로그램’이라는 표현을 할 만큼 애정이 상당하다.
“사실 저는 제가 나온 프로그램 모니터도 안하거든요, 부끄러워서요.(웃음) ‘탑기어 코리아’는 조금 달라요. 프로그램하면서 이랬던 적이 처음이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고 그래요. 물론 새 음악을 만들어놓고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앨범 작업을 할 때 느꼈던 행복한 감정, 즐거움은 듣는 분들한테 전달 됐으리라고 믿습니다. 많이 즐겨주시고, 제 이야기 많이 들어주세요. 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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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벅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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