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는 왜 '섹시'를 버렸나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0.15 11: 39

걸그룹 나인뮤지스가 데뷔 때부터 가져왔던 섹시의 끈을 느슨하게 잡아맸다.
지난 14일 데뷔 4년만에 처음으로 정규 앨범을 발표한 나인뮤지스는 이전의 섹시와는 거리를 둔 모습으로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각선미를 드러냈다는 점 외에는 이렇다 할 노출도 없다.
지난 2010년 데뷔한 나인뮤지스는 평균신장 172cm의 모델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걸그룹이다. 보는 사람들의 눈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길쭉길쭉한 팔다리와 군살없는 S라인 몸매를 가진 탓에 데뷔부터 '섹시'라는 수식어와 함께 했다.

나인뮤지스에게 이번 앨범은 변화의 기로에 선 멤버들의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다. 섹시한 가수로 이미지를 가지고 가는 것에는 생명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이들은 걸그룹에게는 '고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섹시 패턴을 버리고 다른 차원의 여성미를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를 '실력'에서 찾았다.
타이틀 곡은 물론, 수록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에서 멤버들은 보컬, 코러스 라인을 이전보다 강조해 드러냈다. 퍼포먼스에 방점이 찍혔다면, 이제는 보컬에 힘을 싣겠다는 계산이다.
노출을 최소화 했다고 여성스러움을 완전히 놓치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인뮤지스는 고급스러워 보일 수 있는 1970~90년대 상류층에서 유행했던 스타일을 가져왔다. 쉽게 말하면, 클라우디아 쉬퍼, 브리짓 바르도가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웠던 세련된 아름다움이다.
외면적인 섹시는 노래 속으로 빠져들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타이틀 곡은 '건(GUN)'은 '순한 척 하잖아 예쁜 척 하잖아', '마무리는 잘해야지 운명처럼 와줄래 맘에 불을 켜줄래', '애타는 너의 마음과 태도를 내게 보여줘', '바보같이 굴지 솔직해져야지 이봐' 등 직설적인 가사로 남심을 자극하고 있다.
나인뮤지스는 전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최대 격전지 10월에 '정규 앨범'을 냈다.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음원을 발표할 때마다 팬덤 규모가 커졌고, 음원 성적도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 기회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인뮤지스 멤버들은 "우리가 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할 수도 있겠다는 우리 자신에 대한 확신이 들어 정규앨범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내 파트 녹음이 마쳤는데도 멤버들을 기다렸다 연습을 더 하고, 끝나고 같이 이야기도 하는 그 시간들이 정말 소중했다"며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음원 성적은 나쁘지 않다. 샤이니, 아이유, 버스커버스커 등 쉼없이 쏟아진 컴백 러시에 나인뮤지스는 20위 권 대로 음원차트에 진입했으나 하룻동안 꾸준히 순위가 상승해 현재 톱10 진입을 앞두고 있다. 소리바다 등 일부 음원사이트에서는 2위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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