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CS] 무엇이 ‘영웅’ 류현진을 만들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15 12: 02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호투였다. 류현진(26, LA 다저스)가 팀을 구해낸, 영웅적인 경기였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꽁꽁 묶으며 위기에 빠진 팀을 살렸다. 디비전시리즈에서의 좋지 않았던 모습은 싹 사라졌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적지에서 에이스 카드인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를 내고도 2경기를 모두 내줬던 LA 다저스는 상대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를 저격한 류현진의 맹활약 덕에 기사회생했다.
사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우려가 많았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부진했다. 3이닝 동안 4실점했다. 스스로 “긴장한 것 같다”고 말할 정도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공도 좋지 않았고 두 차례의 수비 실수까지 겹치며 최악의 경기를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고 실제 이날 경기는 그랬다. 1회부터 작심하고 던지는 것이 눈에 띄었다. “5이닝만 던진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라는 스스로의 말대로 완급조절에 신경 쓰기보다는 초반부터 자신의 최대치를 발휘했다. 1회부터 95마일(153㎞) 직구가 들어간 것은 상징적이다.
1사 후 벨트란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할러데이를 우익수 뜬공으로, 몰리나를 삼진으로 잡으며 깔끔한 출발을 알렸다. 류현진의 의지 속에 자신의 최대 약점으로 떠오른 1회 징크스도 깨졌다. 1회를 잘 넘기자 류현진의 노련한 피칭이 빛을 발했다.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의 조급함을 이끌어내는 피칭이 뛰어났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직구 구사 비율이 다소 높았던 류현진은 이날 변화구 승부로 큰 재미를 봤다. 자신의 장기인 체인지업은 물론,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섞었고 이 세 변화구의 제구가 비교적 잘 되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어려운 궁지에 몰아넣었다. 기량이 향상됐다고 보기 보다는 그만큼 집중력이 뛰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긴장하지도 않았다. 류현진은 디비전시리즈에서의 부진에 대해 “긴장한 것 같다”라고 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류현진이지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경기의 압박감은 역시 남달랐던 것이다. 하지만 두 번 실패를 용납하지 않은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얼굴 표정도 좀 더 안정됐고 실수, 그리고 실투는 거의 없었다. 이날 경기 중요성에 대한 압박도 오히려 류현진보다는 웨인라이트가 더 커 보였다. 그렇게 한 이닝씩을 차곡차곡 쌓아나간 류현진은 다저스에 월드시리즈 가능성을 남겨준 영웅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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