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다리를 잡으면 승리가 보인다.
LG 김기태 감독과 봉중근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두산의 스피드를 경계했다.
김 감독은 두산의 전력에 대해 “두산은 빠른 선수가 많고 장타력도 겸비했다. 포수 운영을 3명으로 갈지 2명으로 갈지는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나서 마지막 회의에서 결정이 날 것 같다. 포수로 가면 야수 쪽에서 한 명이 빠진다. 야수를 빼면 수비나 대주자가 모자를 수 있다. 심도 있게 마지막 고심을 해보겠다”고 했다.

마무리투수이자 투수조 조장 봉중근 또한 “두산과 상대할 때는 주자를 내보내면 안 된다. 두산에 빠르고 센스 있는 주자들이 많다. 사실 가장 걱정하고 있었던 팀도 두산이었다. 올 시즌 도루도 두산 선수들에게 많이 내줬다. 실점도 많았다”며 “그만큼 나름대로 분석을 많이 했다. 지금도 두산에 대비한 견제 연습을 하고 있다. 정수빈 이종욱 오재원 선수 등이 도루를 많이 한다. 단기전은 도루 성공여부가 중요하다. 때문에 견제 많이 할 것 같다. 도루를 안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두산은 올 시즌 팀 도루 172개로 도루 부문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들만 5명에 달하며 이 중 오재원과 이종욱이 각각 33개와 30개, 민병헌과 정수빈이 각각 27개와 23개로 상대 배터리를 농락했다. LG를 상대로도 페넌트레이스 16경기 동안 총 21개의 도루를 성공, 도루 성공률 65.6%를 기록했다.
김기태 감독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포수 숫자에 대해 고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는 올 시즌 윤요섭 현재윤 최경철 세 명의 포수를 주로 가동했는데 셋이 도루 저지율에서 차이를 보였다. 주전포수 윤요섭·백업포수 현재윤 체제로 포수진이 운영될 확률이 높지만, 최경철이 셋 중 가장 높은 도루 저지율 3할1푼을 기록했다. 윤요섭의 도루 저지율이 2할4푼, 현재윤은 1할7푼9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정적 순간 최경철의 어깨에 기대를 걸만 하다.
스피드 경계는 단순히 도루에 그치지 않는다. 김 감독이 말한 두산 장타력의 근원 중 하나도 스피드다. 컨택 능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타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단타가 2루타로, 2루타가 3루타로 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LG 수비진은 이번 플레이오프서 두산 타자들에 대한 빨간불을 켜야 한다.
물론 LG와 두산 모두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 올 시즌 양 팀이 상대전적 8승 8패로 호각세를 이룬 것만 봐도 상대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기태 감독 또한 “서로 전력 분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상대 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하는 경기가 될 듯싶다”며 “플레이오프는 얼마나 실수가 없느냐가 중요할 것이다”고 실책 최소화를 통해 두산의 스피드를 저지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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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