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의 주인공 손흥민(21, 레버쿠젠)이 홍명보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지난 9월 6일 아이티전 4-1 대승 이후 오랜만에 시원한 승리를 선사했다.
경기를 앞둔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 손흥민의 교체투입이 논란이 되자 “손흥민을 위해 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말리전에 손흥민을 선발로 쓰지 않겠다는 의지로 비춰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예상을 깨고 원톱 이근호, 구자철, 이청용과 함께 선발로 투입됐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명문 레버쿠젠 주전다운 몸놀림과 테크닉을 보였다. 그는 이청용과 포지션을 교체하며 활발하게 좌우를 누볐다. 순간적인 공간침투도 돋보였다. 전반 18분 손흥민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재차 얻은 기회에서 손흥민은 위협적인 헤딩슛을 터트렸다. 아쉽게 공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전 한국이 만든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드디어 손흥민이 한 건 했다. 한국은 단 세 번의 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슈팅으로 1분 만에 역전골을 터트렸다. 이청용이 찔러준 공을 침투하며 가슴으로 잡은 손흥민은 한 번의 트래핑 후 그대로 오른발 강슛을 때려 골망을 갈랐다.
스피드와 테크닉, 침착성과 과감함까지 공격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한 번에 보여준 장면이었다.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보여준 결승골과 흡사한 장면이었다. 당시 박지성 역시 손흥민과 같은 21살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43분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장악했다.
이번 골로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손흥민은 한 번 주어진 선발기회를 잘 살려 골로 말을 했다.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확실하게 붙잡은 손흥민은 이제 대표팀 주전공격수 자리를 예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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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