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면에서 에이스가 됐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튼)이다.
이청용은 15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평가전에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27분 고요한(서울)과 교체될 때까지 약 72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이청용은 1-1로 팽팽했던 상황서 후반 1분과 11분에 각각 손흥민(레버쿠젠)과 김보경(카디프 시티)의 골을 도우면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청용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절묘한 로빙패스를 연결하며 역전골을 도왔다.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빠져 들어가는 손흥민을 보고 지체없이 패스를 연결했다.
후반 12분에는 수비 3명을 달고 파고든 뒤 넘어지면서 수비 다리 사이로 패스를 흘려줘 김보경의 3번째 골을 사실상 만들어냈다. 침착했다. 상대 수비가 집중되는 것을 걷어낸 뒤 직접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더 확실한 기회를 만든 것.
공격수라면 직접 욕심이 날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청용은 팀의 중심처럼 자신이 만든 기회를 동료들에게 넘겼다. 말리 진영 곳곳을 돌아다니며 에이스 역할을 한 이청용은 전혀 아쉬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이 살아났다면서 기쁜 심정을 드러냈다.
단순히 득점 상황서만 이청용이 빛난 것이 아니었다. 부상 이후 줄어든 것 같았던 질주 본능도 말리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비록 이근호(상주)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오른쪽을 야생마처럼 달리는 모습에서는 예전의 기량도 다시 나온 것 같았다.
이청용은 "오늘 경기서 포워드들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전방 선수들도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많은 골을 터트릴 수 있었다"면서 "감독님께서는 마지막 패스를 세밀하게 하라고 주문하셨다. 그런 부분에 대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를 펼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또 이청용은 경기 후 팬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에이스다운 이야기였다. 그는 "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아직 어린 팀"이라며 "아직 부족해도 점점 더 좋아질 것이고,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선 팬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어린 선수들에게 힘을 주시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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