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주키치-김동주, 사라진 백의종군 기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0.16 06: 36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공헌한 외국인 좌완과 팀을 대표하던 두목곰의 합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플레이오프 27인 엔트리를 발표한 가운데 벤자민 주키치(31, LG)와 김동주(37, 두산)의 합류는 무산되었다.
LG와 두산은 15일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발표했다. 27명의 선수 엔트리가 확정된 가운데 LG는 2011~2012시즌 10승 이상을 거뒀던 주키치를 빼놓은 채 엔트리를 짰다. 두산도 이미 지난 5월서부터 전열에서 이탈해 2군에서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김동주의 합류를 고려하지 않고 준플레이오프 엔트리를 그대로 가져갔다.
특히 두 선수가 과거 팀을 상징하던 선수들이었음을 감안했을 때 지금의 현실은 냉혹하다. 주키치는 2011년 한국 무대를 밟은 뒤 첫 해 10승, 지난해 11승을 거두며 활약했던 이닝이터 좌완이었다. 김동주는 1998년 데뷔 이래 그 이름 하나로 두산의 4번 타순을 대표하던 스타 플레이어이자 10여 년 간 국가대표팀의 4번 타자였다.

그러나 올 시즌 이들은 가을 야구를 밖에서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올 시즌 주키치는 15경기 4승6패 평균자책점 6.30에 그치며 결국 8월13일 삼성전서 4⅔이닝 9실점 8자책 경기를 끝으로 전열 이탈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주키치의 올 시즌 부진에 대해 “원래 파워피처가 아니던 주키치의 구위가 점점 떨어졌다. 팔스윙도 느려지고 밸런스도 맞지 않으면서 공략이 쉬운 투수가 되고 말았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2년 동안 LG 암흑기 말년 선발로도 때에 따라 계투로도 나서던 주키치의 현실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그득하다.
5월17일 한화전서 2안타를 쳤으나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뒤 감감 무소식인 김동주의 경우도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2011년까지 두산 타선을 대표하던 4번 타자 김동주는 김진욱 감독 부임 이후 1군과는 멀어졌다. 지난해 66경기 2할9푼1리 2홈런 27타점으로 파괴력 면에서 아쉬움을 사기도 했던 김동주는 지난해 8월 이후 2군으로 내려갔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경기 중 집중도 면에서 코칭스태프의 아쉬움을 사며 눈 밖에 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시즌 후 두산은 라커룸 리더로 롯데에서 홍성흔을 데려왔다. 얼핏 보면 양날의 검. 김동주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동료 중 한 명인 홍성흔과의 시너지 효과가 될 수도 있으나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해 3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지명타자로 마치던 김동주가 건강하게 3루수로 꾸준히 풀타임 출장을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결과는 후자로 나타나고 말았다. 전지훈련서부터 투지를 불태우며 훈련에 임하고 4번 타자로서 자존심을 찾길 바랐던 김동주는 28경기 2할5푼6리 1홈런 9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다. 몸이 나아진 이후 2군에서 13경기 3할4푼4리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호성적을 올린 김동주였으나 1군은 그를 부르지 않았다. 김동주 1군 전열 이탈에 대한 팬들의 원성도 높았으나 결국 두산은 김동주를 선택하지 않았다.
두 팀 중 한 팀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두 팀 중 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두 선수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선택받아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15일 비와 함께 더욱 스산해질 가을. 그들의 마음은 이미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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