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준플레이오프가 스몰볼 중심의 야구를 보여줬다면 플레이오프에서는 좀 더 다른 방식이 기대되고 있다. 타격을 통한 화끈한 승부다. 두 팀의 방망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LG와 두산은 1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2000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에 성사된 잠실 라이벌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02년 이후 첫 가을 잔치에 임하는 LG는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고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적적인 역스윕을 선보이며 플레이오프에 오른 두산도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타격이다. 두 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비슷하다. 두산의 올 시즌 팀 타율은 2할8푼9리로 리그 전체 1위였다. LG도 만만치 않았다. 2할8푼2리의 리그 3위였다. 맞대결을 벌이면 방망이는 더 뜨거워졌다. 두산은 LG를 상대로 3할1푼4리의 팀 타율을 기록했고 LG도 두산을 상대로 3할3리의 팀 타율을 기록해 모두 시즌 평균 타율을 상회했다.

타격이 중요하다는 것은 양 팀 모두 동일하다. 두산은 아무래도 LG보다는 마운드의 짜임새가 처진다는 평가다. 여기에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투수진 운영도 조금은 꼬인 측면이 있다. 그래서 타격이 더 중요하다.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LG는 방망이가 두산의 빈틈을 노린다. 타선이 초반부터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한다면 봉중근까지 연결되는 지키는 야구로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두 팀의 대결은 준플레이오프와는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당시 두산과 넥센은 비교적 스몰볼에 가까운 야구를 선보였다. 강공보다는 번트가 대세였다. 워낙 치열한 경기가 계속되다보니 벤치도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경향이 있었다. 이기기 위한 방법의 동원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지는 못했다. 가장 많은 점수가 난 5차전도 9회 2사까지는 3-0의 스코어였다.
하지만 LG와 두산의 올 시즌 맞대결은 달랐다. 투수전에 이은 1점차 승부보다는 타선의 집중력이 경기의 흐름을 일거에 뒤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분위기라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한 쪽이 치고 나가면 나머지 한 쪽도 똑같은 방식으로 되갚는 경기 양상도 기대할 수 있다. 라이벌전의 기본 요소다. 이를 종합하면 좀 더 화끈한 경기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팬들을 흥분시키는 플레이오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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