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이후 첫 가을잔치를 맞이하는 LG가 설렘과 함께 팬들 앞에 나선다. 상대는 잠실 라이벌 두산이다. 혈전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LG도 믿을 구석이 있다. 바로 자타가 공인하는 좌타라인의 파괴력이 그 중 하나다.
정규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1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질 것이 없을뿐더러 준플레이오프에 혈전을 치르고 올라온 두산에 비해서는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LG다. 방심하지 않고 차분하게 플레이오프를 준비한 만큼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마운드의 짜임새에서는 두산보다 앞서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좀 더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1차전 선발로 류제국을 예고해 기선 제압에 나선 LG는 불펜에서도 두산보다는 앞서 있다. 두산과는 달리 봉중근이라는 확실한 마무리가 버티고 있는 LG는 좌우 구색 측면에서도 두산에 비해 낫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관건은 지키는 야구가 본격적으로 발동될 6·7회 이전까지 팀이 리드를 잡을 수 있느냐에 몰린다. 그리고 좌타 라인이 그 선봉장에 선다. 올 시즌 타격왕을 차지한 이병규를 비롯, 박용택 이진영 김용의 등이 선봉장에 선다. 두산에는 이들을 효율적으로 봉쇄할 만한 좌완 불펜 요원이 아예 없다. 이들이 맹타를 터뜨리며 팀을 이끌 수 있다면 그만큼 두산 마운드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상대전적에서도 강했다. 김용의는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4할1푼7리, 박용택은 4할1푼3리, 이진영은 4할, 그리고 이병규(9번)는 3할8푼6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말 그대로 두산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특히 박용택은 두산전에서 3개의 홈런, 그리고 12타점을 기록하며 두산 천적을 자임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자그마치 1.080이다. 1차전 선발로 예고된 노경은을 상대로도 타율 3할6푼4리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런 좌타자들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왼손 불펜이 없는 두산으로서는 고민이 빠질 수밖에 없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상대 좌타자들을 적절하게 공략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결국 김기태 LG 감독이 이 좌타 자원들을 얼마나 적시적소에 배치할 수 있느냐도 관심거리다. 카드가 잘 맞아 떨어진다면 의외로 쉽게 두산 마운드를 공략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두산으로서는 이런 LG의 좌타자들을 얼마나 잘 봉쇄하느냐가 이번 시리즈의 키를 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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