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규형에게 첫 타석 안타를 내주면 반드시 3~4안타를 친다”-“성흔이의 홈런 세리머니를 안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 선발투수들의 킬러. 그리고 팀의 라커룸 리더다. 이들의 활약은 후배들의 동기부여가 되고 상대 선발 투수들의 기를 확실하게 꺾을 수 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엔트리 맏형들인 이병규(39, 9번)와 홍성흔(36). 이들의 1차전 맹타 여부는 첫 승 주인공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LG와 두산은 16일부터 잠실구장서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지붕 두가족 두 팀의 맞대결은 지난 2000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에는 두산이 전적 4승2패로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병규는 그 때의 아픈 기억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청문회 어법을 썼고 홍성흔은 “그 때 기억을 거듭 되새기고 있다”라며 AGAIN 2000의 마음을 갖고 있다.

양 팀의 16일 선발은 류제국(LG)과 노경은(두산). 등판 20경기서 팀 승률 85%(17승3패)로 승리의 아이콘이 된 류제국은 두산을 상대로 2경기 1승무패 평균자책점 2.84의 호성적을 올렸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개근 선발 노경은의 LG전 성적도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2.78로 좋은 편이었다. 큰 경기 변수 등을 차치하고 단순히 기록만 보면 투수전 양상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병규와 홍성흔은 둘 다 상대 선발 투수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최고령 타격왕이 된 이병규의 올 시즌 노경은 상대 성적은 8타수 3안타로 3할7푼5리. 컨택 능력에 있어서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이병규는 노경은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공략했다. 좋은 직구 뿐만 아니라 투심-슬라이더-커브-스플리터 등 무기가 많은 노경은이 이병규를 상대로 어떤 제구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홍성흔이 언급했듯 첫 타석에서 이병규에게 안타를 내줘 컨택 본능을 깨우는 일을 피하는 것이 노경은의 과제 중 하나다.
임재철과 함께 현재 두산 플레이오프 엔트리 맏형인 홍성흔의 류제국 상대 성적은 5타수 2안타 1홈런. 1홈런은 지난 5일 최종전 2회 터뜨린 좌월 솔로포였다. 류제국은 홍성흔에게 홈런을 내준 뒤 곧바로 이원석에게도 연속타자 솔로포를 허용하며 수세에 몰렸던 바 있다. 그리고 홍성흔은 올 시즌 15홈런 중 11개를 잠실에서 터뜨린 잠실 거포. 볼 끝이 좋은 류제국이지만 몰리는 공을 피해 던져야 홍성흔의 하늘을 향한 손짓의 홈런 세리머니도 피할 수 있다.
미디어데이서 홍성흔은 “포수를 봤을 때 병규형에게 첫 타석 안타를 내주면 꼭 3~4안타를 때려내더라. 병규형의 첫 타석을 잘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상대의 컨택 능력을 인정하고 또 경계했다. 이병규도 “성흔이에게 홈런을 내주지 않고 그 세리머니를 안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잠실 11홈런 타자 봉쇄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맏형들은 1차전서 맹타로 팀의 기선 제압 성공을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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