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23, 쇼난 벨마레)과 김진수(21, 알비렉스 니가타)가 브라질-말리전의 보석으로 떠올랐다.
홍명보호가 숨은 진주를 찾아냈다. 지난 12일(브라질, 서울월드컵경기장)과 15일(말리, 천안종합운동장) 안방에서 열린 A매치 경기를 통해서다. 주인공은 한국영과 김진수다.
한국영은 축구 인생의 변곡점을 맞았다. 그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함께 하지 못했다. 홍명보호와 함께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부상 암초에 걸려 도중 낙마했다. 남모를 속앓이를 했다. 홍 감독은 그를 잊지 않았다. A대표팀으로 불러들여 기량을 점검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서울의 주장 하대성을 비롯해 포항의 이명주, 올림픽 동메달 신화의 주역 박종우(부산) 등과 2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야 했다.

좀체 기회를 잡지 못하던 한국영은 브라질전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홍 감독은 '강호' 브라질을 맞아 수비 능력이 좋은 한국영을 기성용의 짝으로 선발 출격시켰다. 은사의 믿음에 200% 보답했다. '제2의 김남일'로 거듭났다. 한국영은 네이마르, 오스카를 봉쇄함은 물론 파울리뉴, 루이스 구스타보 등이 버틴 브라질 중원과도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말리전도 마찬가지였다. 박종우, 이명주를 밀어내고 기성용과 함께 선발출격한 한국영은 물오른 기량을 뽐냈다. 왕성한 활동량, 강력한 압박에 이은 차단, 공수 연결고리 역할 등 수비형 미드필더의 교과서 플레이를 펼쳤다.
김진수는 홍명보호의 샛별로 떠올랐다. '제2의 이영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2013 동아시안컵을 통해 혜성같이 나타난 이후 꾸준히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린 나이지만 영리한 플레이, 과감한 공격 가담, 자로 잰 듯한 크로스가 돋보인다. 롱스로인 비기도 장착했다. 무주공산이던 A대표팀 좌측 풀백 자리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동아시안컵이 그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시험무대였다면 브라질-말리전은 박주호-윤석영과 경쟁에 있어 한발 앞서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김진수는 브라질의 헐크, 개인기가 좋은 말리 선수들을 상대하며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상대 측면을 허물었다.
특히 말리전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대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막판 날카로운 크로스로 상대의 핸드볼 파울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구자철의 페널티킥 골로 이른 시간 동점을 만들어내며 3-1 역전승을 일굴 수 있었다. 김진수는 이후에도 수 차례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말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홍명보호는 브라질과 말리전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하지만 가장 큰 수확은 한국영과 김진수의 재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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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김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