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투수), 현재윤(포수), 손주인(내야수) 등 삼성 출신 3인방이 11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선 LG에 PS DNA를 심어줄까.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삼성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이들은 올 시즌 LG의 가을 무대 참가에 큰 공을 세웠다.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았던 정현욱은 LG 마운드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반기 14홀드(평균자책점 2.75)를 거두며 LG의 상승세에 이바지했다.

후반기 들어 2홀드(평균자책점 6.94)에 그친 점은 아쉽지만 수치상 성적만 놓고 판단하면 오산에 가깝다. 정현욱은 LG 이적 후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며 LG 마운드 강화에 힘을 보탰다.
LG 투수들은 힘든 일이 생길때면 너나 할 것없이 정현욱을 찾으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정현욱은 시즌 중반에 2군행을 자청했으나 "형이 지금껏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냥 우리와 함께 있어 달라"는 후배들의 간절한 바람 속에 마음을 바꾸기도.
현재 LG에는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정현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김기태 감독이 FA 자격을 취득한 정현욱에게 직접 전화걸어 "형이랑 함께 하자"고 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윤 또한 마찬가지. 삼성 시절 진갑용과 함께 안방을 지켰던 그는 LG 이적 후 뜻하지 않은 부상 탓에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지만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포수난에 허덕였던 LG에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와 다름없었다. 현재윤은 윤요섭과 더불어 안방을 지키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꾀할 각오다. "고향팀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던 그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까.
내야수 손주인은 삼성 시절 주전보다 백업에 가까웠다. 하지만 LG 이적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125경기에 출장, 타율 2할6푼5리(351타수 93안타) 3홈런 41타점 42득점 9도루로 선전했다. 손주인이 가세한 뒤 LG 내야진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
21세기 최강팀인 삼성에서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는 건 이들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이 11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선 LG에 가을 DNA를 심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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