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은 터졌지만 최전방 공격수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홍명보호가 오랜만에 골맛을 봤다. 한국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3-1로 완승을 거뒀다. 구자철의 선제 페널티킥을 시작으로 손흥민과 김보경의 연속골이 터져 오랜만에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여전하다. 가장 많은 골을 넣어야 할 최전방 공격수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 취임 후 대표팀은 8경기에서 2승 3무 3패를 기록 중이다. 8경기서 9골이 터졌다. 하지만 그 중 7골이 아이티(4-1승)전과 말리전에 집중돼 있다. 무득점 경기는 절반인 4경기나 된다. 상대팀의 수준이 다르긴 했지만 대표팀의 득점기복은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큰 원인은 걸출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다. 황선홍, 최용수, 안정환 등 과거 대표팀 최전방을 책임졌던 선배들은 하나 같이 “좋은 선수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명보호 출범 후 터진 9골 중 최전방 공격수가 터트린 골은 아직 한 골도 없었다.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시험한 김신욱, 조동건, 김동섭, 서동현 등 국내파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독일에서 불러온 지동원(22, 선덜랜드)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단테, 다비드 루이스 등 아무리 상대가 세계최고 수비수들이었다 해도 브라질전 지동원이 보여준 경기력은 수준미달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말리전에 이근호를 최전방에 세웠다. 이근호의 컨디션은 좋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다. 176cm의 이근호로는 최전방에서 장신 수비수들을 상대로 포스트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
홍명보호에 남은 옵션은 이동국, 박주영 두 명이다. 하지만 이동국은 부상 중이라 당장 평가할 수 없다. 젊은 팀 위주로 재편한 팀의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 이상적인 선수는 박주영이다. 홍 감독은 이미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박주영을 중용해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 9월 영국출장에서도 박주영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홍 감독은 말리전이 끝난 후 “박주영 역시 대표팀에 남아있는 후보 중 하나다. 계속 지켜볼 생각”이라며 미련을 보였다.

현재 박주영의 상황은 좋지 않다. 영국일간지 ‘미러’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박주영의 위건 임대는 그의 높은 연봉(약 51억 원) 때문에 불발됐다. 이대로라면 박주영은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까지 아스날에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박주영은 지난 4월 셀타 비고에서 뛴 후 약 9개월 동안 실전에 뛰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아무리 박주영이 능력이 검증된 뛰어난 선수라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에 뽑기는 어렵다.
홍명보호는 강팀과의 친선경기를 거치며 미드필드와 수비에서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윤곽을 어느 정도 그렸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만은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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