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전으로 복기하는 '브라질 고액과외'의 이해득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0.16 13: 30

'고액과외'를 받은 보람이 있었는지 완성도도 높았고 시원한 골도 터졌다. 마무리도 깔끔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비한 부분은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A대표팀(FIFA 랭킹 58위)은 지난 12일(브라질, 서울월드컵경기장)과 15일(말리, 천안종합운동장) 안방에서 A매치 2연전을 벌였다. '삼바 군단' 브라질(FIFA 랭킹 8위)에 0-2로 패했지만 '아프리카의 강호' 말리(FIFA 랭킹 38위)에 3-1로 역전승, 오랜만에 완승을 만끽했다.
스코어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크게 흠잡을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 전까지 1승 3무 3패에 그친 홍명보호가 말리전에서 목표로 잡은 '승리'를 확실하게 일궈냈다는 것만으로도 소득이 컸다. 브라질전에서 '세계 최강 삼바군단'을 상대로 얻은 값비싼 자신감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고액과외'였던 브라질전과, '실전 모의고사' 말리전, 이 두 경기를 통해 홍명보호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역시 자신감이다. 몸값에서는 비교도 되지 않는 초호화 선수들을 상대로 빛을 발한 선수가 있고, 아프리카의 탄력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맹활약한 선수가 있다. 선수 하나하나의 활약을 바탕으로 홍명보호는 '원팀'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강한 상대를 만나 부딪혀 깨져봐야 알 수 있는 부분들을 제대로 느꼈다는 점 역시 브라질전이 홍명보호에 남긴 '득'이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승리에 대한 강렬한 동기를 부여했다는 점 역시 브라질전의 소득이다. 아마두 디알로 말리 감독은 "브라질전이 한국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된 것 같다"며 승리에 대한 집중력을 칭찬했다. 강팀을 상대로 패하면서 느낀 분함과 아쉬움이 촉매제가 되어 승리에 대한 뜨거운 갈망으로 변한 셈이다.
단기간에 구성돼 조직력을 가다듬고 본선을 치러야하는 홍명보호에 있어 월드컵 무대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줬다는 점도 소득의 하나다. 친선경기라고는 하지만 브라질과 같은 상대를 만나 겨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선수들은 '거칠다'는 평가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실전 감각을 쌓았다. 말리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역시 아쉬운 점은 남았다. 비싼 고액과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세트피스 장면에서 똑같은 실수가 반복됐다. 끈질긴 압박과 대인마크 속에서 상대 공격을 잘 틀어막다가 부지불식간에 세트피스로 실점을 허용하면서 수비가 무너지는 장면이 두 경기서 연달아 나왔다. "앞으로 더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라며 홍 감독도 주의를 통감할 만했다. 같은 장면에서 연달아 보인 약점을 앞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실'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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