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LG-두산, 역대 PS 맞대결 명승부-명장면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16 11: 58

서울야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잠실벌 가을 빅매치가 13년 만에 성사됐다. '한지붕 두가족' LG와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하는 건 올해가 역대 4번째. 라이벌답게 두 팀은 종전 3차례 맞대결에서 숱한 명승부-명장면을 연출했다. 
▲ 1993년 준PO, LG 대역전극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처음 만난 건 1993년 준플레이오프였다. 당시 페넌트레이스 3위 OB가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LG를 상대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LG가 선발 김태원의 호투와 마무리 김용수의 철통 뒷문으로 2-1 한점차 승리를 거뒀다. 그러자 2차전에서 OB가 김경원의 구원 역투로 1-0 영봉승을 거두며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최종 3차전은 명승부로 기억된다. LG는 7회까지 OB 박철순과 김경원의 역투에 막혀 1-2로 뒤져있었다. 당시 특급 마무리였던 김경원의 기세가 대단해 1점차를 뒤집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LG는 8회 송구홍의 좌전 안타와 박종호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2루에서 김상훈의 우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여세를 몰아 김동수의 좌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한 LG는 박준태의 우전 적시타, 노찬엽의 희생플라이로 무섭게 몰아치며 8회에만 안타 4개와 볼넷 1개로 대거 4득점, 김경원을 무너뜨리고 5-2로 역전승했다. 6회부터 구원등판한 1차전 선발 김태원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구원승, 당시 LG의 2승을 모두 이끌었다. 
▲ 1998년 준PO, OB 끝내기 실책
두 팀은 1998년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을야구 리턴매치를 벌였다. LG가 3위, 두산이 4위로 LG가 홈어드밴티지 가졌다. 1차전부터 두 팀은 연장 승부를 펼쳤다. 경기 내내 두 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는 타격전을 펼쳤다. 하지만 6-6으로 맞선 9회초 정수근의 3루타와 투수 마이클 앤더슨의 보크로 1점을 얻어 승부를 가르는 듯했다. 
하지만 LG는 9회말 선두타자 김재현이 중전 안타를 치고나간 뒤 심재학과 이병규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김동수의 2루 땅볼 때 김재현이 홈을 밟으며 재동점을 이뤘다. 이어 연장 10회말 첫 타자 이준용의 우전 안타와 유지현의 희생번트로 잡은 1사 2루에서 김재현이 OB 마무리 진필중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쳤다. 
그러나 수비 좋기로 정평이 난 외국인 2루수 에드가 캐세레스가 그만 공을 뒤로 빠뜨리는 '알까기'를 범했고, 그 사이 이준용이 홈으로 파고들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사상 첫 끝내기 실책. 여세를 몰아 2차전도 LG는 OB를 14-5로 대파하며 2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김재현이 10타수 3안타 1타점으로 MVP를 차지했다. 
▲ 2000년 PO, 심정수 3연속 결승홈런
1993·1997년 2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패한 두산의 자존심은 3연속 패퇴를 허락하지 않았다. 2000년 플레이오프에서도 LG는 첫 3경기에서 2승1패로 앞서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두산은 4차전에서 심정수가 10타수 만에 터뜨린 첫 안타가 선제 결승 스리런 홈런이 돼 2승2패로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이어 5차전에서도 두산은 7회까지 0-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8회 장원진의 안타에 이어 우즈가 우익선상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어 당시 타석전까지 14타수 1안타에 그친 심정수가 LG 마무리 장문석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연이틀 결승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6차전은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9회초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두산은 3-4로 뒤졌다. LG 노장 김용수가 투아웃을 잡으며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상황. 그때 LG 벤치는 다시 마무리 장문석을 기용했다. 그러나 장문석은 안경현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솔로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승부는 결국 연장으로 넘어갔다. 
분위기를 탄 두산은 심정수가 여장 11회초 장문석을 상대로 결승 좌월 솔로포를 작렬시키며 5-4로 승리,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심정수는 당시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19타수 3안타로 타율 1할5푼8리에 그쳤지만, 안타 3개가 모두 결승 홈런으로 총 6타점을 올리며 당당히 MVP를 거머쥐었다. LG는 다 잡은 승리를 허무하게 놓치며 땅을 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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