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앰프에 '홍상삼!'…'배려' 작았던 응원문화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10.17 06: 01

13년 만의 포스트시즌 서울 라이벌전. 두산과 LG의 승부는 치열했다. 양 팀 팬들의 응원도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응원문화에서 아쉬운 모습이 나왔다.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LG는 1회 2점씩 주고받았다. 2-2로 팽팽히 맞선 4회 최규순 주심이 이원석 타석 때 경기를 잠시 중단했다. 과도한 앰프 소리 때문이다.
최규순 심판이 이를 지적한 이후 잠실구장 내 안내 방송 멘트로 “과도한 앰프 사용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란 음성이 나왔다. 이후 양 팀 응원석의 앰프 소리 크기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7회도 최규순 주심은 앰프 사용에 대한 지적을 했고 또 다시 안내 방송 멘트가 나왔다.

지난 15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도 앰프 사용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말했다. 두산 홍성흔은 “소리가 너무 크면 집중하기가 힘들다”고 했고 LG 이병규도 “앰프 소리가 큰 게 맞다”고 인정했다. 응원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밝힌 것.
스포츠는 공정한 상황과 선수들이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있는 상황 조성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투수의 보크는 타자 주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공정성에 어긋난다. 한편 안전한 펜스를 확보하는 것은 선수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 홍성흔과 이병규는 경기력에 초점을 맞췄다.
과도한 앰프 소리는 안전과도 직결된다. 파울 타구에 대한 안전요원의 호각 소리가 앰프 소리에 가린다. 자칫 팬이 부상을 당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옆 사람과 야구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일도 힘겨워진다. 이 순간 앰프는 소음 공해로 바뀐다.  
또 다른 장면은 두산이 3-2로 앞선 7회말 나왔다. 두산은 두 번째 투수 홍상삼을 올렸다. 홍상삼은 첫 타자 김용의를 범타로 막았지만 윤요섭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LG 팬들은 ‘홍상삼’을 외쳤다. 이후 김진욱 두산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홍상삼을 안정시켰다. 투수교체는 없었다. 하지만 또 다시 LG 팬들은 ‘홍상삼’을 소리쳤다.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를 보기 어려웠던 응원문화였다. 빈볼 등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면 그 선수에 대한 비난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빈볼로 상대 선수를 부상 입혀 공정한 경기력에 흠집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상삼' 연호는 어떤 선수에게는 비아냥대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앰프 소리는 너무 컸고 상대를 배려하는 응원문화는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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