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작가들의 정보수집력이 빛을 발했다. 이들은 정체를 의심케 할 정도의 '고급 정보'로 게스트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는 존박, 전현무, 정경호가 출연했다. 고학력 스펙을 자랑하는 전현무, 완벽한 비주얼의 정경호, 미국에서 온 엄친아 존박의 하모니는 빈틈없는 방어막을 형성한 듯 보였다. 하지만 '라디오스타' 작가들은 철벽 수비를 뚫고 들어가 통쾌한 골을 성공시켰다.
첫 타깃은 전현무였다. 전현무가 과거 모 여자 아나운서와 비밀리에 뮤지컬 관람을 하며 '김철수'라는 가명을 사용했던 과거를 캐냈다. 취재원은 작가의 친구. 당시 티켓박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는 누가봐도 전현무인 남자가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나 '김철수'라는 이름을 대고 티켓을 수령해갔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당황한 표정이었던 전현무는 전후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자 결국 이를 인정했다. 그는 "김철수라는 이름을 가장 자주 사용했다. 정우성도 몇 번 했는데 김철수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해당 아나운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깅장히 좋은 관계였다"는 말로 뭉뚱그려 설명했다.
다음은 정경호. 정경호는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해에 만취한 여자친구가 구토를 한 후 첫키스를 했다는 사차원 경험담을 공개했다. 이 역시 작가의 정보력 덕에 가능했다. 정경호는 "이걸 어떻게 알았지"라고 여러번 혼잣말을 한 후 손으로 입을 가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그때 밀레니엄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키스를 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5만년 동안 함께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여자친구가 취해 있어서 술 깨는 약을 한번에 많이 먹였다. 그랬더니 토를 했다. 그 때가 자정까지 4분 정도가 남아있었다. 시간은 없고, 할 건 해야했기에 (첫키스를) 했다"고 털어놨다.
7년 전 클럽을 끊었다는 정경호의 사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작가와 현재 연락을 하지 않지만 알고 지냈던 동생은 정경호와 과거 클럽에서 즉석만남을 가졌다고 폭로했다. 정경호는 뒷머리를 쓸어내리며 "뭐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이엠그라운드 같은 게임을 했던 것 같다"며 어물쩍 넘어가려햇으나, 작가는 매의 눈을 하고 "그날 이야기는 방송용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추억이었다더라"며 정점을 찍었다.
이날 게스트들의 실체는 작가들의 조사 덕분에 낱낱이 드러났다. 은근슬쩍 넘어가려던 에피소드들도 작가들에 의해 좀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해명이 됐고, 인정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재미 포인트가 형성됐다. 김구라는 "우리 작가들은 잡초들이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김국진도 "우리 작가들은 어디를 그렇게 다니는 것이냐"며 놀라워했다.
실제로 그동안 '라디오스타' 작가들은 남다른 정보력으로 게스트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출연한 연예인들마다 "이걸 어떻게 알았지?"를 고정 멘트로 할 정도. 덕분에 시청자들은 스타들의 '특별한(?)' 이력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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