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1차전에서 오히려 넘어졌다.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확률적으로 LG의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은 24.1%가 됐다. 이 확률을 살리는 것은 이제 레다메스 리즈(30, LG)에게 달린 모양새다.
2002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감격을 누렸던 LG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4로 졌다. 오래간만에 느꼈던 가을잔치의 흥은 1차전 패배로 사라졌다. 당초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온 두산보다 LG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전망은 전망이었다. 오히려 LG의 몸이 굳어있었고 결정적인 실책 2개, 그리고 감이 떨어진 타선의 빈타가 팀의 발목을 잡았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75.9%였다. 29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22번이나 한국시리즈까지 내달렸다.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의미있는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포스트시즌 경험이 더 많은 두산이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1차전을 잡았다는 것은 분위기를 되돌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LG는 24.1%의 확률 속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2차전까지 진다면 사실상 시리즈의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다. LG로서는 2차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직 마운드의 체력이 두산보다는 더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위안인 가운데 선발로 나서는 레다메스 리즈의 몫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리즈가 안정된 투구로 경기를 만들어줘야 타선도 떨어진 감을 되살리면서 두산 마운드를 차분하게 공략할 수 있다. 반대로 리즈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설사 난타전을 벌인다고 해도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쪽은 LG일 수밖에 없다.
리즈는 올 시즌 두산과의 4경기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1승3패로 승리보다 패배가 더 많았고 평균자책점도 4.87로 자신의 시즌 평균(3.06)보다 훨씬 높았다. 18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18개의 사사구를 내줘 제구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리즈다. 그리고 두산 타자들은 아무래도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체력적인 부분이 불리하다. 강속구 투수인 리즈가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만약 리즈와 LG가 이 경기를 잡는다면 3차전부터는 불펜 요원들을 총동원해 경기를 만들어가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24.1%의 확률은 리즈의 어깨에 따라 높아질 수도, 아니면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LG가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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